'신동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5.28 [서평단 모집] 세월의 쓸모 (17)
  2. 2015.05.27 세월의 쓸모_그리움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인생은 더디더라도 한곳으로 간다

세월은 어떻게 내일의 희망으로 변주되는가


추억으로만 머물지 않는 세월에 대한 기억의 향연, 신동호 시인의 사진 에세이. 시인의 단상은 오래되고 촌스럽고 낡은 사진에서 시작하여, 인간적인 허허실실 즐거움의 현장을 배회하다가 현재의 슬픔과 고독에 날카롭게 귀착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세월의 회고가 단지 추억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향한 어떤 ‘쓸모’의 지점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는 유년시절 숨바꼭질 이야기를 한다. 후지타 쇼조가 말하는 ‘미아의 경험’, ‘추방된 유형의 경험’, ‘방황의 경험’은 그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것일까. 카프카는 술래잡기 놀이 와중에 웅덩이에 숨은 자기 머리를 밟고 지나가면서도 끝내 자신을 찾지 않는 지독한 소외의 경험을 토로한 바 있는데, 신동호도 그런 고독 깊은 곳에 가 있는 걸까. 그러나 그는 고독이 서로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발견된다는 것은 서로를 구출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존재의 잠적이 존재의 확인으로 가는 길이었음을 이 한 권의 책은 보여준다. 

그의 문학, 그의 외로움이 그물에 걸려 허둥대는 시대를 건너 흐르는 강물처럼 빛나길 바란다. 물 맑은 상류에 남겨둔 희망을 발견하는 길이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신동호가 문학으로 자주 발견되길 바란다."

_도종환(시인, 국회의원)


"근대문학이 숨을 멎기 전에 기록해야 할 지상의 마지막 풍경들을 그는 놓치고 싶지 않았나 보다. 기억의 향연 같다. 시인 신동호의 심연을 구성했던 것들, 그의 내면에 사리처럼 박힌 감수성의 알갱이들. 세계를 조직하는 것이 역사나 정치의 맥락이 아니라 인간의 여백에 놓인 일상임을 이처럼 실감나게 보여준 산문이 또 있었을까."


_김형수(시인)






<세월의 쓸모>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1. 인원: 10명

2. 응모 기간: 5월 31일까지

3. 발표: 6월 1일


4. 신청 방법과 주의 사항

  (1) 아래 "서평단 신청하기"를 클릭하면 응모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응모 페이지에서 이름/핸드폰번호/주소/리뷰를 작성할 웹서점+아이디를 입력하면 끝!

  (2) 서평단으로 선정되신 분들께는 <세월의 쓸모>를 보내드립니다. 

  (3) 6월 14일까지 해당 웹서점에 리뷰를 작성하신 후, 다시 비밀덧글로 리뷰 링크 주소를 적어주세요. 

  (4) 리뷰를 작성하신 분께는 책담의 다음 출간 도서를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5) 서평단에 당첨되었으나 리뷰를 작성하지 않은 분은 다음 서평단 추천에서 제외됩니다. 
  (6) 기존 서평단 중 리뷰를 작성하신 분들은 중복 신청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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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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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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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평단 안내>

    서평단에 응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 선정된 분들의 명단입니다.(성함과 전화번호 끝자리입니다.)
    도서는 오늘 발송할 예정입니다.
    좋은 서평 부탁드리고 앞으로 좋은 책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평단>

    최준* 7228
    김해* 1889
    신윤* 3148
    박정* 6302
    류경* 7575
    이선* 2332
    유병* 6751
    문가* 4541
    박진* 1212
    오성* 5552

    (기존 서평단)
    김연* 6853
    정혜* 2317
    조명* 1230
    권민* 0777
    강정* 3511
    김경* 6942
    한혜* 5017
    최창* 4220

    2015.06.01 09: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하나나무

    선정 감사합니다^^

    2015.06.01 13: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비밀댓글입니다

    2015.06.01 16:43 [ ADDR : EDIT/ DEL : REPLY ]
  4. 비밀댓글입니다

    2015.06.05 10:42 [ ADDR : EDIT/ DEL : REPLY ]
  5. 비밀댓글입니다

    2015.06.07 23:27 [ ADDR : EDIT/ DEL : REPLY ]
  6. 비밀댓글입니다

    2015.06.08 15:24 [ ADDR : EDIT/ DEL : REPLY ]
  7. 비밀댓글입니다

    2015.06.09 23:56 [ ADDR : EDIT/ DEL : REPLY ]
  8. 비밀댓글입니다

    2015.06.09 23:56 [ ADDR : EDIT/ DEL : REPLY ]
  9. 비밀댓글입니다

    2015.06.10 20:41 [ ADDR : EDIT/ DEL : REPLY ]
  10. 비밀댓글입니다

    2015.06.11 00:06 [ ADDR : EDIT/ DEL : REPLY ]
  11. 비밀댓글입니다

    2015.06.11 10:32 [ ADDR : EDIT/ DEL : REPLY ]
  12. 비밀댓글입니다

    2015.06.12 00:34 [ ADDR : EDIT/ DEL : REPLY ]
  13. 비밀댓글입니다

    2015.06.14 00:06 [ ADDR : EDIT/ DEL : REPLY ]
  14. 비밀댓글입니다

    2015.06.14 21:23 [ ADDR : EDIT/ DEL : REPLY ]
  15. 권민수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2015.06.15 00:49 [ ADDR : EDIT/ DEL : REPLY ]
  16. 비밀댓글입니다

    2015.06.15 17:08 [ ADDR : EDIT/ DEL : REPLY ]
  17. 답변이 너무 늦었습니다^^;;
    서평에 응해주신 분들 정말정말 감사드리고요!
    리뷰 남겨주신 분들께는 다음 책도 보내드리니,
    이번 책도 좋은 서평 부탁드립니다 :)

    2015.08.21 15: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문의_영업 02-2001-5828, 02-2060-0108 | 편집 02-2001-5817, chaekdam@gmail.com


책담신간보도자료_세월의쓸모(150526).pdf



세월의 쓸모

그리움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신동호 지음│148*216mm│216쪽│2015년 5월 26일 발행

12,000원│문학•에세이│ISBN 979-11-85494-05-0 (03810)



인생은 더디더라도 한곳으로 간다

“오늘 당신께서 강이 그립다면 세월이 곧 당신이 되어버린 까닭입니다.

당신이 흘러서 여기까지 왔다면 이미 강물이 되어버린 겁니다. 

사라졌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품고 말이지요.”





도서 소개


인생은 더디더라도 한곳으로 간다

세월은 어떻게 내일의 희망으로 변주되는가


추억으로만 머물지 않는 세월에 대한 기억의 향연, 신동호 시인의 사진 에세이. 시인의 단상은 오래되고 촌스럽고 낡은 사진에서 시작하여, 인간적인 허허실실 즐거움의 현장을 배회하다가 현재의 슬픔과 고독에 날카롭게 귀착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세월의 회고가 단지 추억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향한 어떤 ‘쓸모’의 지점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신동호 시인은 이번 에세이를 통해 세월의 흔적을 반추하며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의 희망을 가늠한다. 풍경, 사물, 사람에 대한 회고로 구성된 1~3부는 모두 60여 꼭지의 사진과 단상으로 채워져 있다. 저자의 어린 시절을 형성했던 ‘춘천 봉의산’과 ‘육림극장’, ‘경춘선’과 ‘강촌역’, ‘동네 목욕탕’과 ‘골목길’에서 결성하고 결행했던 사랑의 결기와 우정의 연대에 관한 오랜 전설로부터, ‘구슬’, ‘연탄’, ‘똥’, ‘아이스케키’, ‘고무신’, ‘화토’, ‘경월소주’ 등 지금은 사라지거나 지금도 금굼히 명맥을 이어오는 존재들에 얽힌 즐겁고 정겨운 서사까지, 그리고 친구와 누이의 이름을 호명하거나 어머니의 아득한 품을 향한 견고한 그리움에 이르기까지 시인은 오랜 세월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길로 안내한다. 그 길은 바로 ‘모든 나’에 이르는 길이다. 


시인 신동호의 세월, 그의 길


신동호 시인은 80~90년대 한국의 암울한 시대상을 노래하며 분단과 분열을 비롯한 현대사의 좌절을 딛고 화해와 소통, 이해로 가는 길을 모색하였다. 신동호 시인에 대하여 김형수 시인은 “비장한 패배의 자리보다 작은 승리의 자리에 관심이 더 크다”라고 썼고, 최준 시인은 “세상에서 제일로 사랑 많고 눈물 많은 친구가, 여리고 한없이 감성적이기만 한 순결한 영혼이, 밤낮으로 시나 아파하다가 가야 행복할 일생이 삼십 년 저쪽에서 까까머리 검정 교복처럼 씨익, 웃고 있다”고 썼다. 신동호 시인은 강원고 재학시절 만 19세의 나이로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했고, 첫 번째 시집이었던 ≪겨울 경춘선≫(1991)은 1990년대 거리의 청춘들에게 보내는 절창의 연서로 열렬히 읽혔다. 20년 만에 펴낸 세 번째 시집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2014)는 백석문학상 최종심까지 오르며 역사의식의 서정적인 시화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연장선에서 이번에 펴내는 ≪세월의 쓸모≫는 세상을 구성하는 것이 역사나 정치의 맥락이 아니라 인간의 여백에 놓인 일상임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사라져간 것들은 존재의 크기만큼 추억을 남긴다


“자기 삶의 확신은 고독의 시간과 비례한다. 문학의 시간은 스스로를 유배하는 시간이고 그 시간의 양만큼 삶은 단단해진다.” _본문 속에서


세월은 수평으로 쌓이지 않고 수직으로 서 있다. 여기저기 뒤죽박죽 흩어진 것만 같았던 시간들이, 기억과 맞닿아 하나의 추억으로, 그리고 단단한 희망으로 도약한다. 기억한다는 것은, 그리고 그것을 기록한다는 것은 오늘을 성찰하고 내일을 희망하는 필사적인 열망이다. 사라져간 것들은 존재의 크기만큼 추억을 남긴다. 엄밀히 말해, 세월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나를 스쳐 지나간 모든 세월은, 오늘의 나를 표상한다. 나의 세월은 내가 지금까지 지나온 길이다. 그 세월을 사랑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내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저자와 함께 그 길을 걷다 보면, 우리는 모두 한때,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우리 모두 거기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고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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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프롤로그 수많은 ‘나’를 만나시게 되길…


1부 바람의 속도를 경외하다

숨바꼭질 前後|못 찾겠다 꾀꼬리|감각|봉의산|흐르는 강물처럼|월미식당|극장|강촌역|방앗간|이발소 그림|등화관제|겨울 경춘선|동네 목욕탕|종로서적|오징어놀이|국기하강식|장촌냉면집|골목


2부 삶은 자주 단순하다

구슬|연탄|똥|아이스케키에 관한 연구|고무신 사용법에 대한 보고서|캐시밀론 담요|개에 관한 고찰|한반도 모양 자|화토|파카 45|경월소주|비둘기호|서울우유|신문지 한 장|라라|롬멜 전차|스피드 스케이트|양미리|라디오 키트|간드레 불빛|원기소|못난이 삼형제|짐자전거|은하수|공중전화


3부 이름 부를 수 있는 것이 모두 아름다움으로 살아 빛나는 저녁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이 한 권의 책|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滿月|회상|영아의 告白|똘이장군|별이 빛나는 밤에|원주율|소나기|보고 싶어요|여로|괴도 루팡|도망자|설빔|제비우스|미제 아줌마|스무 살|율리시스|편지





추천사 


그는 유년시절 숨바꼭질 이야기를 한다. 후지타 쇼조가 말하는 ‘미아의 경험’, ‘추방된 유형의 경험’, ‘방황의 경험’은 그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것일까. 카프카는 술래잡기 놀이 와중에 웅덩이에 숨은 자기 머리를 밟고 지나가면서도 끝내 자신을 찾지 않는 지독한 소외의 경험을 토로한 바 있는데, 신동호도 그런 고독 깊은 곳에 가 있는 걸까. 그러나 그는 고독이 서로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발견된다는 것은 서로를 구출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존재의 잠적이 존재의 확인으로 가는 길이었음을 이 한 권의 책은 보여준다. 

그의 문학, 그의 외로움이 그물에 걸려 허둥대는 시대를 건너 흐르는 강물처럼 빛나길 바란다. 물 맑은 상류에 남겨둔 희망을 발견하는 길이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신동호가 문학으로 자주 발견되길 바란다.


_도종환(시인, 국회의원)


근대문학이 숨을 멎기 전에 기록해야 할 지상의 마지막 풍경들을 그는 놓치고 싶지 않았나 보다. 기억의 향연 같다. 시인 신동호의 심연을 구성했던 것들, 그의 내면에 사리처럼 박힌 감수성의 알갱이들. 세계를 조직하는 것이 역사나 정치의 맥락이 아니라 인간의 여백에 놓인 일상임을 이처럼 실감나게 보여준 산문이 또 있었을까.


_김형수(시인)





 미리보기














책 속으로


수많은 ‘나’를 만나시게 되길… 


과거가 쌓여서 지금의 ‘나’가 된 건가요? 세월이 ‘나’를 구성한 건가요? 지금의 ‘나’로 살기 위해 예전의 ‘나’로 살았단 말입니까? 지금의 ‘나’는 다가올 어느 날을 위해 웃고 울고 있는 건가요? 


아닐 겁니다. 어떤 점에서 다른 점으로 이어지는 연속성 안에서 인간의 마음은 안전하다고 느낀다지만 불행하게도, 불연속적인 ‘나’는 너무나 많습니다. 과거에도 있고 미래에도 있고, 수많은 ‘나’를 만나는 일만으로도 세상은 놀랍도록 다채롭습니다. ‘나’는 어떤 것과도 다른 시간이, 뒤섞인, 소중한 존재입니다.


세월은 수평으로 쌓이지 않고 수직으로 서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뒤죽박죽. 시간은 기억과 맞닿자 산산이 흩어졌습니다. 손에 잡히는 대로 가져오면 되는, 그러면 그 자체로 의미를 갖게 되는, 비로소 세월도 시간도 ‘나’에게 쓸모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억지로 이어 붙이던 논리가 사라지자 모든 ‘나’가 지독히 평범한 것들과 함께 안갯속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 많은 ‘나’를 건져냈을 때, 마구 버려지던 것들이, 마구 잊었던 것들이, 낡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빛나는 것들이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나’와 함께 있는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입니다. 오래된 사진첩의 젊은 어머니는 ‘나’를 낳기 위해 예비하고 있는 어머니가 아닙니다.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였고, 잠시 ‘나’는 그저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낡은 것, 지나간 것, 또 애매한 것을 사랑합니다. 그건 모든 ‘나’를 사랑하는 일일 겁니다. 손을 내밀어 무엇인가를 움켜쥐어봅니다. 고맙습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에 머문 당신의 눈길이 고맙습니다


_프롤로그, 5-6쪽 


숨바꼭질 前後


국가가 나를 키워주려 한다. 나는 (누가 나를 키워주기엔) 너무 많이 고독해보았다. 머리를 박박 깎고 교복을 입어보았다. 우편물 하나에서도 권력의 공포를 보았다. 아들이 어렵게 사춘기를 넘어섰는데 국가는 나를 어린애 취급하려 한다. 그런 취급이 익숙한 사람들이 있겠지만, 나는 그러기엔 너무 오래 외로웠다.


저문 골목길의 단절은 어디 갔는가? 가끔 친구들은 술래를 두고 슬쩍 집으로 가버렸다. 또 가끔 너무 잘 숨은 나를 두고 술래는 찾기를 포기했다. 어둡고 배고프고 무서웠다. 나를 버리고 간 친구라니? 나를 찾아주지 않는 국가라니? 자주 세계와 단절된 골목길은, 그러나 스스로 어른이 되는 공간이었다. 그날 밤 꿈속에서 나는 기차에 홀로 남겨지곤 했다. 


국가의 관리 하에서 키워질 때 추방은 두렵다. 자칫, 대한민국으로부터 유기(遺棄)되기 쉽다. 그러나 날은 저물어 고독하고 고독이 서로를 부른다. 술래가 나를 찾아 저녁으로 데려갈 때 그건 꼭 승리를 의미하지 않았다. 발견됨으로써 술래 또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오늘 우리는 서로를 구출해야 할 골목길에 다다랐다.


_1부, 15-17쪽


동네 목욕탕


늙은 아버지가 사우나, 찜질방엔 없고 목욕탕엔 있다. 타일은 늘 미끌거렸다. 물때 때문이었을까. 사람이라면 으레 풍기기 마련인 물비린내도 있었던 것 같다. 아버지들이, 일주일 내내 험한 소리를 들은 아버지들이 귀를 씻고, 일주일 내내 발을 씻지 않은 어린 아들의 살을 벅벅 밀어주던 아버지들이, 때를 벗겨내는 만큼 계급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아버지들이, 일요일 아침이면 목욕탕에 가득했다.


몸이 으스스하도록 겨울바람이 불면 김이 뽀얗게 서린 동네 목욕탕이 생각난다. 살이 벌게지도록 때를 밀어주시던 아버지가 거기 있었다. 수건을 접어서 이태리타월에 집어넣는 방법을, 나는 지금 아들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명절 앞이면 아들을 데리고 되도록이면 작은 목욕탕을 찾는다. 온탕에 몸을 담그면 아랫도리부터 뜨끈뜨끈하게 아버지 생각이 올라온다. 그런 날이면 나도 모르게 아들에게 바나나우유를 권한다. (아버지는 삼강사와를 사주셨다. 왜 삼강사와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걸 마시는 재미로 온탕의 고통을 참았을 것이다.)


옷을 벗는 일은 간혹 세월을 확인하는 일이다. 벗은 몸뚱아리를 보는 일은 매번 세월을 확인하는 일이다. 구석구석 때를 밀다가 사타구니에 자란 흰털을 발견하는 일은 세월의 거리를 가늠하는 일이다. 발뒤꿈치나 팔꿈치를 사랑하게 되려면 때를 밀어보아야 한다. 아들의 등을 밀어주다가 문득 “어깨가 믿음직하다”고 느껴보려거든 사우나 말고 동네 목욕탕의 키 낮은 의자에 앉아보아야 한다


_1부, 53-55쪽


파카45


(스승은 인생의 길에 등불을 밝혀준다.) 시인은 자기 삶에 당당했다. 작은 몸 어디에서 삶에 대한 확신 같은 것이 솟아 있었다. 갓 입학한 고등학교 한문 시간에 시인을 보았다. 그분에게 매료되어 백일장에 나가게 되었고 또래들 보다 늦게 문예부에 합류하게 되었다.


문예부에 들기 전까지 내가 읽은 제대로 된 문학은 단 한 권,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외설서적인줄 알고 이불 속에서 읽었다)이었다. 문예부에 들어서야 카프카니 사르트르니 하는 이름을 들었다. 문학의 세례는 그렇게 느닷없이 왔다.


(글씨는 때로 그 자체로 시가 된다.) 그러나 정작 나를 문학에 빠져들게 한 건 글씨였다. 최돈선 선생님, 준 형, 이미 졸업한 권혁소 형의 글씨였다. 밤새 그 글씨들을 흉내 내 시를 썼다. 글씨가 문장을 배열했고 단어들을 비로소 살아 있는 언어로 만들었다. 심지어 향 기를 풍기기까지 했다. 시를 위한 글씨가 아니라 글씨를 위한 시처럼 생각되었다. 모나미볼펜이나 연필로는 잘 안되었다. 만년필이 갖고 싶어 끙끙 앓았다.


국민학교 5학년 때 글씨를 못 쓴다고 아버지에게 호되게 혼났다. 아버지는 그게 미안하셨던지 다음 날 나를 데리고 서예학원에 갔다. 연탄난로 하나가 놓인 작은 학원에서 그로부터 3년간 붓글씨를 썼다. 화선지 위에 정형화된 글씨를 썼다. 그러나 스승과 형들의 글씨는 나를 해방시켜주는 듯했다.


조양동 3통 통장이던 아버지는 한 달에 삼천 원 정도의 활동비를 받았는데 그걸 모아 사주신 게 ‘파카45’였다. 한 만 원쯤 했던 거 같다. 당시로선 거금이었고 내가 가진 최초의 명품이었다. 잉크를 채우는 동안 언어들이 줄지어 만년필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때로는 의외의 것이 소년을 해방시킨다. 스승의 글씨를 그럴싸하게 흉내 낼수록 제도교육은 소년을 붙잡지 못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 내 글씨도 자유에 가까워졌고 급기야 지방지 신춘문예로 시인이 되었다. 한 명의 시인으로 취급해주신 스승은 시상식 날 나를 방석집에 데려갔고 젓가락을 두드리셨다.


자기 삶의 확신은 고독의 시간과 비례한다. 문학의 시간은 (그것을 쓰던 읽던 간에) 스스로를 유배하는 시간이고 그 시간의 양만큼 삶은 단단해진다. 바람이 불면 파카45에 다시 잉크를 채워봐야겠다. 억압이 되풀이되니 중년의 삶은 고단하다.


_2부, 102-104쪽


비둘기호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 기차는 따뜻했다. 기름 냄새에 지쳐 멀미를 하면서도 기차가 데려다줄 그 세계를 동경했다. 기차는 간이역에 서서 후회와 걱정을 안겼다가는 다시 용기의 세계로 출발했다.


중3 겨울, 춘천역에서 청량리행 상행선 비둘기호 첫차를 탔다. 눈이 내렸고 어둠 속에서 조용히 움직인, 소년의 첫 홀로서기가 시작되었다. 둔촌동, 주소만 적힌 쪽지는 소년의 짝사랑으로 꼭꼭 접혀 있었다. 기차는 결코 뒤로 가지 않았다.


미대 졸업반에 교생으로 오신 선생님은 밝았다. 풋풋했고 아름다웠다. 몇 채 뿐인 둔촌동 아파트에서 선생님은 반팔 옷을 입고 계셨다. 소년은 한겨울에 반팔 옷을 입고 있는 걸 처음 봤다. 새벽 비둘기호의 한기가 아직 그 충격적인 기억을 꽁꽁 얼려놓고 있다.


비둘기호는 믿음으로 움직였다. 국가에 대한 서민들의 믿음, 역에 걸린 시간표에 대한 믿음, 낯선 간이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누이들과 누이들의 꿈에 대한 믿음, 분명한 이동과 익숙한 곳으로의 귀환에 대한 믿음.


디젤유에는 애환도 섞였는데 가출과 가난한 상경과 귀향의 실현 가능성, 낭만과 교제를 포기한 통학생들의 고독, 서민의 냄새와 소란함을 함께 실어 나르던 기찻길 같은.


비둘기호는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유일하게 선명했던, 가난한 자들의 이정표였다.


_2부, 106-109쪽


스무 살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대로 스무 살이거나 고의로 성장을 멈춘 이들이 있다. 스스로 짐작하였을 터이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곧 발전을 의미하진 않는다. 순수가 절정에 달했을 때, 그 순간에 자신을 남겨놓음으로써 먼 훗날 친구들이 자신을 기억하게 하려 했음이다. 그들 중 몇을 기억한다. 박래전, 조성만, 박성희….


순수를 ‘진보’라 하진 않는다. ‘진보’는 허구적 단어다. ‘진보’는 그 자체로 행동을 의미하진 않는다. ‘진보’가 ‘거룩한 하나님’처럼 종교적 언어가 된 거 같다. 어떤 행동을 ‘진보’라 불러야 맞다. ‘진보’를 규정하고 나서 어떤 행동을 그 잣대에 맞추는 순간 ‘진보’는 답답하고 냉소적 단어가 된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을 짓는다. 새로운 행동에는 새로운 이름이 붙여져야 옳다. 1909년 지문등록 거부서약을 받아낸 간디는 “사티 아그라하”, 즉 “진리의 힘”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그의 사촌은 “사다 그라하”, 즉 “선의를 위한 굳은 의지”를 제안했다. 행동은 단 한 가지, 집요하게 거부하되 폭력 없이 공개적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힌두교도였던 간디는 자이나교에서 비폭력의 개념을 빌려 왔다. 간디는 자신의 행동을 ‘진보’라 하지 않았다. 당시 유행하던 ‘진화론’과 ‘유물변증법’ 따위는 생각하지 않았다.


세월호의 유가족들은 ‘진실을 밝히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지 ‘진보 행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다.


‘통일’을 한다는 건, 남과 북이 꼭 하나가 되는 것일까. 그게 ‘진보’일까. ‘통일’은 꼭 하나가 되자는 게 아닐 수 있다, ‘통일’은 더 다양해지는 것일 수 있다, ‘통일’은 그 자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즐거운 행위일 수 있다. 분단이 가져온 부조리는 고전적 방법의 ‘통일’만으로 해결되는 건 아니다. ‘통일’의 개념이 변화할 수 있다면 관념적 ‘진보’라는 틀에서 ‘자주, 민주, 통일’을 해방시켜야 한다.


스무 살에 나는 왜 행동했을까. ‘진보’운동을 하려 했을까. 아니다, 그건 잘 몰랐고 알 필요도 없었다. 부조리에 저항하고자 했고 ‘광주’의 진실을 통해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길 바랐다. 지금 나는 여전히 스무 살 순수를 기억하는 몇 사람을 알고 있다. ‘진보’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를 위해 살고 있다. 그들이 있어서 폭염이 계속되는 이 여름날에도 나는 서늘한 바람을 만난다.


_3부, 197-199쪽


편지


편지지를 사는 버릇은 사춘기의 흔적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은 마음에 머물지 않는다. 마음에서 오른쪽 어깨를 거쳐 손끝까지 가 꼬무락거린다. 가끔 오른손 검지 끝이 간지럽다면 그리운 이가 생겼음이 틀림없다.


퇴근길에 줄이 없는(반드시 줄이 없어야 한다) 편지지를 사고 1.0밀리미터가 넘는 굵은 펜(얼른 손끝의 것들을 빼내기엔 굵을수록 좋다)을 사자. 물론 편지를 쓰지 않아도 손끝이 곪는 일은 없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마음이 곪아 터진다.


글씨는 곧 마음이다. 마음을 최대한 연장시킨 그 끝이 글씨다. 굳이 설명하자면 이렇다. 마음이 신경세포를 타고 손끝으로 간다. 손끝의 근육과 살, 뼈가 협동하여 펜을 잡고 펜 끝이 종이에 닿는 순간에만 글씨는 현현(顯現)한다.

 

경험하셨을 터, 마음을 표현하려 애쓴다고 편지에 마음이 온전히 담기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개성이 담긴 글씨를 쓰려고 노력해보라. 신기하게도, 그렇게 표현이 어렵던 그리움의 언어가 남겨진다. 편지 쓴 날, 그 편지 끝 4월 1일, 숫자에도 사랑이 담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우체통까지 가는 길은 그리움 가까이로 가는 일이다. 가령, 길가에 흔한 플라타너스 가지에 버짐 자욱이 보였다면 당신은 다시 태어난 것이다. 편지를 잃지 않았는지 속주머니를 몇 번 확인했다면 그거야 뻔하다. 사랑에 빠진 것이다. 우표를 사 봉투에 붙일 때(반드시 우표를 혀에 대고 침을 묻혀야 한다. 풀을 바르는 행위는 불경하다.) 오른 손 엄지의 압력은 그리움의 크기다.


빨간 우체통에 편지를 넣고 돌아서 가다가 다시 뒤돌아보라. 가슴이 먹먹한 건 거기 마음을 두고 왔기 때문이다. 마음이 답장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 시간이 어른이 되어 가는 시간이다. 물론 그리움의 흔적은 내내 지워지지 않았다.


_3부, 209-210쪽





지은이 소개



신동호


강원도 화천 강마을에서 편물기술자인 어머니와 다정하기만 한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안개 가득한 춘천의 순한 사람들 사이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며 문학에 젖었다. 강원고 재학시절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1992년 〈창작과비평〉에 작품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첫 번째 시집이었던 《겨울 경춘선》은 1990년대 거리의 청춘들에게 보내는 절창의 연서였다. 20년 만에 펴낸 세 번째 시집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는 역사의식의 서정적인 시화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금은 한양대 겸임교수로 있다. 시집으로 《겨울 경춘선》 《저물 무렵》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 산문집으로 《유쾌한 교양 읽기》 《꽃분이의 손에서 온기를 느끼다》 《분단아, 고맙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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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그대를 위한 세상의 모든 이야기 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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