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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자료-전쟁국가의 부활.hwp

 

고모리 요이치, 야마다 아키라, 다와라 요시후미,

이시카와 야스히로, 우쓰미 아이코 지음

김경원 옮김

 

201678일 발행 | 148×215mm 32416,000

ISBN 979-11-7028-078-1 (03340) | 분야: 정치/사회>각국정치>일본정치 

 


 

 

개헌을 향해 폭주하는 아베,

그 사상적 배경과 지지 세력을 낱낱이 폭로한 책!

 

김동춘 교수 추천

 

 

■ 저자의 말

 

“아베 정권은 전후 70년 동안 헌법 9조를 통해 전쟁을 하지 않는 나라였던 일본을 기초부터 뒤엎고 있다. 이 아베 정권의 폭거를 제압하는 대대적인 국민적 운동을 씩씩하게 펼쳐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우선 전쟁법제의 본질을 얼마나 신속하고 대대적으로 알리느냐가 중요하다.” _ 저자 고모리 요이치

 

“개헌에 따른 군비 확장은 반드시 동아시아 규모로, 아니 세계적인 규모로 ‘군비 확장의 연쇄’를 일으켜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킨다는 점을 우리는 계속 주장할 필요가 있다.” _ 저자 야마다 아키라

 

“아베 신조는 입으로는 무라야마 담화나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고 말하면서 일본군 ‘위안부’를 부정하는 발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전후 70주년 담화’ 안에 무라야마 담화의 골자인 ‘국책의 잘못’, ‘침략과 식민지 지배’, ‘통절한 반성’, ‘진심으로 사죄’ 같은 핵심어의 기입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아베의 역사 인식과 아베 정권의 성격에 뿌리를 두고 있다.” _ 저자 다와라 요시후미

 

“아베 정권을 군사대국화로 내모는 힘은 단순하지 않다. 독자적인 세계 전략에 의거한 미국의 요청, 자유로운 활동 영역을 늘리려는 일본 재계의 염원, 군비 증강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하려는 일본과 미국의 군사 및 우주 산업계의 노림수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요청을 통째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일본의 전통과 역사를 오로지 야스쿠니 사관으로만 환원시킴으로써 강권을 휘두르는 아베 정권의 사상적 문제도 있다.” _ 저자 이시카와 야스히로

 

“전후 70년, 어물쩍한 사죄와 반성으로 문제의 해결을 미루어왔던 악순환을 벗어나 아시아의 피해자들에게 과거의 역사적 과실을 인정한 ‘깊은 반성’을 표하고 사죄한 다음, 개인적 배상을 시행하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_ 저자 우쓰미 아이코

 

 

 

■ 출판사 서평

 

“실로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고,

차분한 분석이나 평론의 느낌보다 현장의 땀 냄새가 풀풀 납니다.

강연하고 토론하고 행진하는 틈틈이 책을 썼을 저자들의 모습이 선합니다.”

_ 김동춘(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전쟁국가로 폭풍 질주하는 아베와 그 배후 세력을 폭로한다

-아베 저격수 5인의 거침없는 비판과 고발의 기록

 

일본 정권이 갈수록 평화에 반하며 폭주하고 있다.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 개정을 묻겠다.” 7월 1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아베 신조 총리의 말이다. 집권 자민당 등 ‘개헌파’ 4당은 단일화 후보를 내세운 야당의 대대적인 연대를 가볍게 물리치며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3분의 2 이상의 의석수를 차지해 개헌 발의 정족수를 확보하게 되었다.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전환시켜 전쟁하는 나라를 만들려는 아베의 야망은 이처럼 차근차근 현실이 되어가는 모양새다.

 

이 책은 평화헌법을 지키기 위해 개헌 세력에 맞서 싸워온 5명의 인사가 함께 쓴 것이다. 일본에서는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일본 국회의사당을 봉쇄하고 ‘평화헌법 수호’를 외친 2015년 여름 처음 출간되었다. 그해 5월 15일은 아베 신조 정권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전쟁법안을 국회에 상정한 날이었다. 이후 각계각층 인사들과 전국의 시민들이 뜻을 모아 다함께 이 법안에 대해 ‘위헌’이라는 목소리를 내면서 국회 앞에 모였던 것이다.

 

아베 총리가 여당 단독으로 전쟁 후 가장 긴 회기 연장을 결정하는 등, 전쟁법안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저자들은 아베 정권의 폭주에 맞서며 현장에서 이 책을 썼다. 학자로서, 시민운동가로서 일본을 대표하는 이들은 현 정권이 추진하는 전쟁법안의 배경과 아베 세력의 의도를 낱낱이 폭로한다. 이번 참의원 선거까지 그 세력들이 어떤 의도로 일본 정치를 움직여왔는지 그 배경과 과정 또한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1장에서는 3차 아베 정권이 ‘군사대국’이 되기 위한 전쟁법안과 그에 따른 헌법 개악의 전략을 전하고, 2장에서는 전쟁국가체제의 구축 과정과 자위대 전력의 실상을 알아본다. 3장에서는 아베를 지지하는 우익 세력의 실체와 역사교과서 채택 등의 문제로 드러나는 그들의 역사인식에 대해, 4장에서는 일본의 대표적인 재계 단체의 문서를 통해 재계의 숨은 의도를 짚어보고, 5장에서는 일본의 패전 처리와 과거 청산 문제, 주변국에 대한 반성의 의미를 규명해본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평화헌법 9조를 지키는 풀뿌리 시민단체 ‘9조의 모임’ 활동을 소개하고 대국민적 동참을 호소한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비롯해,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의 뿌리와 일본의 과거 청산을 철저히 짚어보는 일은 우리의 사회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특히 이 책은 일본군 ‘위안부’, 역사 교과서 왜곡 등 대한민국이 좌시하지 못하는 중요 현안들에 대해서 커다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지금 일본 집권당에 의해 일본의 정치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전쟁국가를 위한 준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 상황의 본질을 똑바로 마주하게 한다.

 

그동안 한국사와 여러 정치 이슈에서 냉정한 통찰을 보여준 사회학자 김동춘 교수는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덧붙인다. “위안부 협상을 서둘러 마무리한 박근혜 정권이 얼마나 무모하고 위험한 일을 벌였는지 이 책을 보면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저자 소개


고모리 요이치(小森陽一)

헌법 9조를 지키는 풀뿌리 시민단체 ‘9조의 모임’ 사무국장이다. 현재 일본 문학계를 이끄는 비평가 중 한 사람이자 활발한 사회운동가이다. 1953년 도쿄 출생으로 도쿄대 대학원 교수로 있다. 국내에 번역된 책으로 《나는 소세키로소이다》, 《포스트콜로니얼》, 《인종차별주의》, 《감성의 근대》(공저), 《내셔널리즘의 편성》(공저) 등이 있다.

 

야마다 아키라(山田朗)

메이지대학 문학부 교수로 역사교육자협의회 위원장이다. 1956년 오사카 출생으로 일본 근현대사를 전공했으며 일본 군사사 분야의 권위자로 불린다. 메이지대학에 설립된 ‘평화교육 노보리토연구소 자료관’ 관장을 맡고 있다. 국내에 번역된 책으로 《일본, 군비확장의 역사》 등이 있다.

 

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

교과서 시민단체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 21’ 사무국장이다. 1941년 후쿠오카 출생으로 1965년부터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제의 침략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가 채택되지 않도록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중일간공동역사편찬위원회 공동대표이다.

 

이시카와 야스히로(石川康宏)

고베여학원대학 교수이며 ‘평화・민주・혁신의 일본을 지향하는 전국모임’ 대표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1957년 삿포로 출생으로 경제학과 경제이론을 전공했다. 국내에 번역된 책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공편), 우치다 타츠루 교수와 함께 쓴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등이 있다.

 

우쓰미 아이코(内海愛子)

게이센여자대학원 명예교수이며 전시포로연구회 공동대표로 일본 전후보상운동의 대표 지식인이다. 1941년 도쿄 출생으로 오사카법과경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소장, 아시아태평양자

료센터 이사를 역임했다. 국내에 번역된 책으로 《전후보상으로 생각하는 일본과 아시아》, 《조선인 BC급 전범, 해방되지 못한 영혼》 등이 있다.

 

 

■ 역자 소개

 

김경원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홋카이도대학에서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인하대 한국학연구소와 한양대 비교역사연구소에서 전임연구원을 역임했다. 옮긴 책으로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기다린다는 것》, 《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 《한국의 지를 읽다》, 《경계에 선 여인들》, 《일본변경론》,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가난뱅이의 역습》 등 다수가 있고 직접 쓴 책으로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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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자료-표심의 역습 개정증보판.hwp

 

 

표심의 역습 개정증보판

 

빈부, 세대, 지역, 이념을 통해

새로 그리는 유권자 지도

 

 

이현우·이지호·서복경·남봉우·성홍식 지음 152×210mm 37216,000

2016630일 개정증보판 1쇄 발행 | ISBN 979-11-7028-076-7 03340

분야: 사회정치>정치학>선거/정당

 

 

 

“2016년 총선, 새누리당은 왜 야당에게 패배했을까?”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20대 총선 결과 분석

부록으로 추가한 개정증보판

 


 

새롭게 추가한 20대 총선 결과 분석

누가 원내 제1당을 바꾸었을까?”

 

2016413일에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는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투표일 직전까지는 그야말로 집권당이 당연히 과반 의석을 획득할 거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투표함을 열어보고 나서 민주화 이후 최초로 집권당이 제1당이 되지 못하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4,200만 유권자 개개인이 내린 그 선택들에는 어떤 이유들이 숨겨져 있을까?

저자들은 이런 표심이 지닌 특별한 의미에 좀더 진지하게 접근하고 이를 더 섬세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양한 데이터와 해석들을 종합해 다시 한 번 선거 민심을 분석했다.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나온 표심의 역습은 앞서 초판에서 소개한 내용들과 함께 총선 결과를 분석한 글을 맨 뒤에 부록으로 추가했다. 2차례의 패널조사와 중앙선거위 자료 등을 바탕으로 이번 총선이 남긴 다양한 현상과 표심의 변화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찾아보고자 했다.

1차 조사는 2016311~16, 2차 조사는 총선 직후인 414~18일 진행됐다. 저자들이 이번 개정증보판에서 분석한 총선 결과는 선거 후 언론이나 전문가의 여러 해석을 되짚어보는 계기도 될 것이다. 가령 새누리당의 의석수가 감소한 원인은 새누리당 지지층이 이탈했기 때문이라기보다 20대 총선에서 새로 등장한 투표자들때문이라는 분석을 전한다. 그러면서 새로 등장한 투표자들이 누구인지, 그들은 어떤 정당을 많이 지지했는지를 살펴본다. 이외에 국민의당에 정당투표를 한 유권자 636만 명은 누구인지, 또 왜 그런 결정을 한 것인지, 호남 유권자들이 정말 더불어민주당을 버린 것인지, 충청에서는 어느 정당이 약진했는지, 또한 이번에 두드러진 분할투표의 양상은 어떠한지도 함께 짚어본다.

당연하겠지만, 이 책에서 20대 총선 결과를 분석한 부분에서는 국민의당과 관련한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저자들은 패널조사를 통해 국민의당 내 비호남 출신자와 호남 출신자 간에 이념적 간극이 큰 것을 발견했고, 이로써 지도부와 호남 세력 사이에 갈등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단번에 원내 제3당으로 급부상한 국민의당이 이제부터 우리 정치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도 꼭 새겨들어야 할 다음과 같은 조언도 함께 전한다.

국민의당이 선거 직전 새롭게 구성되었기 때문에 세대별 유권자 집단과 안정적인 결속관계를 갖지 못했고 선거 후 정당과 유권자의 관계가 새롭게 형성되어야 한다. 정당과 유권자의 관계는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경험을 공유하고 쌓으면서 비로소 안정성을 갖게 된다. 20대 총선에서 나타난 변화는 그 출발일 뿐, 앞으로 이 관계는 어떤 경험을 공유하는가에 따라 여러 번의 변동을 겪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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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슬람 개혁을 말하는가

 

 

아얀 히르시 알리 지음 | 이정민 옮김 | 정상률 해제

 

원제: Heretic(Why Islam Needs A Reformation Now) | 2016615일 발행

150×225mm 352| 15,000| ISBN 979-11-7028-072-9 (03300)

분야: 정치사회 > 각국 정치/각국 사회문화

 

 

출간 즉시 13개국 판권 계약

 

페이지마다 놀라울 정도로 설득력이 있다.

내가 최근에 읽은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다.”

리처드 도킨스 | 옥스퍼드대 석좌교수, 만들어진 신〉 〈이기적 유전자저자

 

 

 

책 소개

 

이슬람의 종교개혁을 꿈꾸는

무슬림 출신 여성 인권운동가의 도발적 제안

우리의 논쟁은 무함마드와 꾸란을 처음부터 재고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어쩌면 이 책은 충실하게 알라를 섬기는 독실한 무슬림들과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서구 진보주의자들에게 아주 불편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저자가 이 책 전반에 걸쳐 강력히 주장하는 것은 바로 이슬람 신앙의 근본 교리를 이루는 다섯 가지 핵심 개념을 수정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슬람이 과연 평화의 종교인가 하는 물음에 고개를 저으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저지르는 숱한 폭력 행위에 꾸란과 하디스의 가르침이 동력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종교와 정치의 문제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결국 이슬람 신앙의 핵심 개념들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고서는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정치적 폭력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수정해야 할 다섯 가지 핵심 개념은 바로 이슬람 경전인 꾸란의 신성한 지위와 무함마드의 무오류성, 현세의 삶보다 내세의 행복을 중시하는 태도, 포괄적 법률 체계로 인정받는 샤리아, 선악을 강요하는 관습, 지하드 혹은 성전의 개념이다. 저자는 이 개념들을 수정해야만 무슬림의 삶이 21세기의 세계와 좀 더 쉽게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슬람 개혁을 위한 논쟁은 무함마드와 꾸란을 처음부터 재고하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면서 과거 기독교 세계에서 루터가 그랬던 것처럼 이슬람 세계의 종교개혁을 이룰 것을 제안한다.

 

 

이 책에 쏟아진 리뷰와 찬사

 

아얀 히르시 알리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그는 지하드 전사를 검열하려는 것도 아니며 엉터리 증오 연설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 또한 이슬람이 현대성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정확히 밝히려 하지 않는 서구의 점잖은 논의를 지지하지도 않는다. 히르시 알리는 이단자인 동시에 신념을 가진 사람이다. 서구 사회 밖에 살면서 서구 문명을 파괴하고자 하는 적들에 대항할 필요가 없었던 사람들보다 서구 문명과 가치에 대해 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_폴리티코(Politico)

 

자유의 증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히르시 알리의 생생하면서도 통찰력이 뛰어난 선언문을 읽어야 한다.

_타임스(The Times)

 

히르시 알리는 억압받는 무슬림 여성들의 권리를 되찾아 주기 위해 미국의 진보주의자들이 더욱 열심히 투쟁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주장한다. 그의 말은 용감하다.

_뉴욕 타임스 북 리뷰(The New York Times Book Review)

 

 

저자 소개

 

아얀 히르시 알리 Ayaan Hirsi Ali

소말리아 출신 인권운동가이자 네덜란드 전 하원의원. 이단자(Infidel), 유목민(Nomad), 우리에 갇힌 처녀(The Caged Virgin)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어린 시절 무슬림으로서 아프리카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장기를 보낸 후 원치 않는 사람과의 결혼을 피해 1992년 네덜란드에 망명을 신청했다. 청소 일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네덜란드 하원의원 자리에까지 올랐고 의회와 난민센터 등에서 여성과 이민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활동했다. 그 후 미국으로 건너가 저명한 연사이자 논객,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꼽은 ‘2005년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하버드 케네디스쿨 연구원이며 여성 인권을 수호하는 비영리 단체 AHA 재단의 설립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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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가와요

    2016.06.20 23: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여섯 번째 이야기

 

" 정치가 만들어낸 이념의 양극화 "

 

 

 

한국 유권자들은 진보와 보수 스펙트럼 상에서 어떻게 분포할까?

중도에서 진보로 기울었을까, 보수로 기울었을까?

혹은 중도로 향하고 있을까, 양극단으로 쏠리는 경향을 띠고 있을까?

 

 

대한민국은 점점 보수화되고 있다 

- 중도진보에서 중도로, 중도보수에서 극단적 보수로 

 

그동안 실시된 여러 조사들을 보면 우리나라 유권자의 이념 분포는 좌우로 아주 조금씩 기울긴 했지만 대체로 종 모양의 정상 분포로 인식되었다. 유권자의 이념 분포가 정상곡선을 그리고 있는 조건에서 여야 정당들은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이념적 혹은 정책적 차이를 좁히고, 정부도 사회통합적인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의 정치를 돌이켜 보면, 진보정권의 등장과 보수정권으로의 교체를 통해 정당 간 정책적, 이념적 경쟁이 오히려 심해지고, 정부 또한 자신들의 이념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다. 대북 정책과 정치개혁을 둘러싼 갈등뿐만 아니라 성장 대 복지 혹은 선별적 복지 대 보편적 복지와 같은 사회경제적 이슈에서도 정당 간 입장 차이가 뚜렷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정당과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이념 분포를 무시하는 걸까? 아니면 한국 유권자들이 그리는 이념 분포가 종 모양의 정상곡선과 다른 걸까? 그동안 여론조사에서는 0에서 10까지의 11점 척도에서 응답자가 자신의 진보 혹은 보수 이념의 위치를 설정하도록 했다. 응답자들은 진보와 보수 이념의 기준이 모호해 무난한 중간 점수인 5점을 택하는 경향이 있었다(이갑윤·이현우, 2008). 그러나 조사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이념 분포의 패턴을 보면, 유권자가 중도 5점의 위치에 가장 많이 포진해 있지만 종 모양과는 달리 5점에서 1점씩 적거나 많은 4점과 6점보다 3점과 7점의 위치에 훨씬 더 몰려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단순히 중도화의 모습을 띠는 것이 아니라 방향에 있어서 진보나 보수 쪽을 지향하고 있음을 말해주는지도 모른다.

2012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실시한 사회갈등조사와 2015년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수행한 ‘유권자 지도―이념 조사’의 결과를 비교해보면, 결과로 나타난 두 그래프 모두 정상곡선라고 할 만한 종 모양은 아니다. 유권자들이 중도로 볼 수 있는 5점 위치에 가장 많이 몰려 있지만, 두 그래프 모두 5점 바로 옆의 4점과 6점보다 3점과 7점에 더 많이 자신의 이념 위치를 설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진보와 보수라는 추상적 개념의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무난해 보이는 5점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응답자들이 4점과 6점보다 중도에서 더 먼 3점과 7점에 자신의 위치를 놓는 것은 스스로를 진보와 보수 어느 한편에 있음을 분명히 나타내는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념 성향이 강하지 않은 유권자가 주어진 진보와 보수의 스펙트럼에서 자신의 이념 성향을 드러내는 최대한의 위치가 3점과 7점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실제로는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져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유권자들이 2012년과 2015년 사이에 더 보수화되었다는 사실이다. 유권자의 평균 이념 점수는 2012년 5.06에서 2015년 5.55로 약간 더 보수 쪽으로 기울었다. 두 곡선을 비교해보면 
4점과 3점에 모여 있는 비율이 2012년보다 2015년에 약 5%p씩 줄어든 대신, 중도인 5점의 비율은 더 늘어났다. 2012년에 자신을 진보라고 설정했던 유권자들이 중도로 많이 옮겨간 것이다.
한편 2015년에 나타난 보수 영역의 곡선은 더욱 흥미롭다. 6점과 7점의 비율이 2012년보다 많이 줄어든 반면, 8점 이상의 지점에서 유권자 비율이 늘어났다. 특히 보수의 극단값인 10점은 2012년의 1.7%에서 9.8%로 늘었다.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박근혜 정부 3년간 중도진보에서 중도로, 중도보수에서 극단적 보수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달리 보면 이 그래프 상으로는 이념의 양극화 현상보다는 국민들의 전반적인 보수화 가운데 보수의 극단화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허약해진 진보 진영, 빛나는 집권 프리미엄, 종편 방송의 영향...


그러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실제로 보수화되어서 이런 이념 분포를 보이는 걸까? 국민의 이념 성향이 보수화되었다는 것은 정책적 지향이 진보에서 보수로 이동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이념 태도(종합된 정책 태도)의 분포를 보면 우리 국민들의 이념 분포는 종 모양을 그리고 있다. 주관적 이념 성향의 분포가 종 모양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국민들이 주관적 이념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정책적 내용보다는 선호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에 강하게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이념 분포가 보수 쪽으로 기운 것은 보수진영에 비해 진보진영이 허약해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영남의 든든한 지지를 받으면서 적어도 최근까지는 40% 이상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가진 반면, 민주당 계열 야당은 리더십을 구축하지 못하고 분열 양상을 지속해왔다. ‘집권 프리미엄’이기는 하지만 정책 담론과 의제 설정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도했으며,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정책적 실패를 자신들의 기회로 돌려세우지 못했다. 경제적인 성과가 없는 것이 이 정부의 취약점인데 야당은 이를 정면에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보이지 못했다.
국민의 보수화와 더불어 보수의 극단화가 이루어진 데에는 이명박 정부 시기에 설립되어 이어져온 종편 방송의 뉴스 프로그램과 정치 좌담의 영향도 한몫했다. 낮은 시청률 속에서 방송되는 종편 프로그램이 중도적인 사람들을 보수화시키는 데 크게 작용하지는 않았겠지만, 낮 시간에 그 방송에 노출되는 노장층의 보수성을 더욱 강경해지게 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 3년, 커지는 이념의 양극화

 

이번에는 국민의 이념 양극화를 다른 방법으로 확인해보자. 이념집단 간의 이념 평균점수를 계산해서 진보와 보수 간의 거리를 측정하고 2012년과 2015년을 비교했다. 그 결과 진보층은 11점 척도에서 자신의 이념 위치를 0~4점이라고 대답한 응답자이며, 보수층은 6~10점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다. 2012년 조사 당시 진보층의 평균점수는 2.96, 보수층의 평균점수는 7.11로 두 진영의 거리는 4.15였다. 하지만 3년 뒤 진보층은 2.72, 보수층은 7.99로 두 진영의 격차가 5.27로 크게 벌어졌다. 이로써 국민들 사이에서 이념의 양극화가 어느 정도 현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두 시기를 놓고 세대별 진보층과 보수층의 이념 평균점수 격차를 비교해보았다. IT세대는 2012년에 4.24를 기록했지만 2015년에는 4.68로 늘어났다. 진보정권세대는 2012년에 4.01이었으나 2015년에는 4.93으로 커졌다. 민주화세대 역시 2012년에 이념 차이가 3.90이었으나 2015년에는 5.13으로 늘었다. 개발독재세대도 2012년에 4.22였으나 2015년에는 무려 6.06으로 커졌다.

세대별로 진보층과 보수층의 이념 점수 차이가 2012년보다 2015년에 전반적으로 커진 것은 그만큼 지난 3년간 이념 갈등이 심해졌음을 의미한다. 대통령도 정당도 기회만 있으면 국민통합을 외쳤지만 그것은 립 서비스였고, 실제로는 국민들을 갈라놓는 갈등 사안을 제기하고 이념 갈등을 조장했다. 최근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국사 교과서 국정화나 한일 간 위안부 문제 타협 등이 대표적인 예다. 대북 문제나 일본과의 문제 등 민족적이고 외교안보적인 사안이 여야 정당들 사이에 쟁점으로 부각되면 통상 나이 많은 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의 갈등이 격화된다.
지난 3년간 각 이념집단이 느낀 상대 집단에 대한 거리감을 비교해보면, 진보층의 보수층에 대한 거리감은 2012년 6.61에서 2015년 6.74로 0.13점밖에 증가하지 않은 반면, 보수층의 진보층에 대한 거리감은 2012년 5.93에서 2015년 6.86으로 0.93점 더 멀어졌다. 두 진영 모두 2012년에 비해 상대 이념을 더 멀게 느끼고 있었지만, 보수층이 진보층에 대해 느끼는 거리감이 훨씬 커졌음을 말해준다. 두 보수정권을 거치면서 진보층의 보수층에 대한 거리감이 유지된 한편, 보수층의 진보층에 대한 자기 정체성이 강해졌음을 알 수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중도층의 변화다. 이들이 느끼는 진보층에 대한 거리감은 2012년 4.97에서 2015년 5.30으로 0.33점 멀어졌다. 반면 보수층에
대한 거리감은 2012년 5.37에서 2015년 5.25로 오히려 0.12점 가까워졌다. 2012년 조사 당시 중도층은 진보층에 어느 정도 친밀감을 느끼고 있었으나(5 이하는 친밀함), 지금은 오히려 보수층보다 더 멀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중도층의 진보층에 대한 거리감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민주당 계열 야당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김형식 전 서울시의원 살인교사 사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운동권 출신 의원들의 추태, 끊이지 않는 야당 내부의 계파 싸움이 진보에 대한 거리감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는 지난 재보궐선거의 결과가 말해주듯이 야당의 2016년 총선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권 차원의 이념 동원이 심각하다

 

박근혜 정부 3년 사이에 나타난 이러한 이념의 양극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념의 양극화는 사회경제적인 조건 탓일 수 있다. 지속적인 저성장과 구조화된 경제 양극화가 국민들의 이념 분포를 양쪽으로 끌어당겼을 수 있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사람과 경제성장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확연히 나눠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성장과 경제 양극화는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되었다. 사회경제적 접근은 이명박 정부 후반에 두드러지지 않았던 이념의 양극화가 왜 박근혜 정부 3년 동안에 유독 나타나고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최근 이념의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정권 차원의 이념 동원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및 민간인 사찰 의혹, 통합진보당 해산, 대북 전단지 살포, 노동개혁 논쟁부터 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이르기까지 이념적으로 찬반을 극명하게 가르는 사건들이 이념 쏠림 현상을 더 부추겼다. 정부여당은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관되게 진보를 공격하면서 보수진영을 동원하는 전략을 폈고, 그 반작용으로 진보진영도 더욱 극단적인 방향으로 응집해왔다.
하지만 심화되는 이념의 양극화로 사회통합은 더욱 어려워졌다. 진보와 보수의 두 진영이 극단화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사안조차 비타협적 충돌로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재난 대응 시 보여야 할 실용적 접근보다는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로 사태를 해석하고 갈등을 조장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재난과 같은 국민의 안전 문제도 이러할진대 이념적 대립이 불가피한 재벌개혁과 노동개혁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하다.

 

_ 4장 "정치가 만들어낸 이념의 양극화" 중에서

 

 

 

* <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이야기는 이번으로 마칩니다. 

 

 

 

 

그동안 쉽게 넘겨짚고 대충 흘려들은,

우리 자신도 몰랐던 이 시대의 우리를 마주하다

 

"아직도 과거의 이미지로만 국민을 보려 하는가?"

 

 

 

 

 

<표심의 역습>

이현우, 이지호, 서복경, 남봉우, 성홍식 공저

책담 | 2016년 2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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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다섯 번째 이야기

 

" 고령 빈곤층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이유 "

 

 

 

2012년 12월, 18대 대선 직후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가구소득이 150만 원 미만 가구의 유권자가 2배 이상 박근혜 후보를 더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치러진 전국적 선거에서 저소득가구 유권자들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훨씬 지지했던 이유는 뭘까?

 

 

저소득층에서 박근혜 후보를 더 지지했다


2012년 12월,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51.6%의 지지를 받아 48.0%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대선 직후 조사된 한 자료에 따르면, 가구소득이 150만 원 미만 가구의 유권자는 2배 이상 박근혜 후보를 더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4월,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발견되었다. 19대 총선 정당투표에서 유권자들은 새누리당을 42.8%, 민주통합당을 36.5%, 통합진보당을 10.3% 비율로 지지했다. 총선 직후 조사에 따르면, 가구소득 150만 원 미만 가구 유권자의 새누리당 지지율은 55.4%로 전체 평균보다 12.6%p 더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정치학회 총선 사후 조사).
이 시점의 가구소득 150만 원 선은 대략 상대적 빈곤선을 의미했다.
한 사회의 빈곤층 비율을 측정하는 방법 중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이 상대적 빈곤율을 계산하는 것이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한 사회의 중위 소득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소득가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중위 소득은 각 가구가 얻은 전체 소득을 1등부터 꼴등까지 줄을 세운 다음 딱 절반에 위치한 소득을 가리킨다. 중위 소득이 100만 원이라면 50만 원 미만의 소득을 얻은 가구(원)의 비율을 상대적 빈곤율이라고 한다.

2013년 기준으로 한국 사회의 중위 소득(월 소득 기준)은 316만 원이었고, 그 절반은 대략 158만 원이었다(통계청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그렇다면 2012년 두 번의 전국적 선거에서 저소득가구 유권자들이 이처럼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훨씬 지지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고령 빈곤층의 효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할 때, 전국적 선거에서 저소득가구 유권자들이 새누리당(후보)을 더 지지한 이유 중 하나는 고령 소득빈곤층의 압도적 지지 때문이다. (중략) 월 가구소득 150만 원 미만 응답자 가운데 47.2%, 150만~250만 원 구간 응답자 가운데 25.4%가 60세 이상 연령층으로 확인된다. 150만 원 미만 집단에서 나타나는 이들의 분포는 다른 연령대의 가구소득 분포와 비교할 때 3배 정도 상회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고령 빈곤층의 문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가계의 상대적 빈곤층 비율은 13.7%였던 반면, 노인 빈곤층 비율은 48.0%로 3배가 넘었다(임완섭, 2015). 150만 원 미만 가구의 고령층 비율은 이러한 한국 고령 빈곤층의 현실을 반영한다.

이 조사에서 60세 이상 전체 응답자 중 75.6%, 150만 원 미만 소득가구 응답자들의 79.7%가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했다. 60세 이상 빈곤소득가구 유권자들과 60세 이상 전체 유권자들의 박근혜 후보 지지율의 차이는 오차범위 안이었다. 이 결과는 소득에 따른 지지의 차이가 아닌 연령에 따른 지지의 차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효과와 연령효과를 구분하자

 

2012년 두 번의 전국적 선거가 있은 후, 우리나라의 일부 언론과 식자층에서는 ‘빈곤층이 왜 보수 정당(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을 더 지지하는가’라는 화두에 매달렸고, ‘계급배반투표’라는 용어가 회자되기도 했다. 2012년의 선거에서 빈곤층이 박근혜 후보를 더 지지한 결과에 주목한 것이다.
토마스 프랭크의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라는 책이 화제가 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프랭크는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에 더 투표하는 현상을 설명하려 했다. 책에 따르면, 미국의 공화당은 낙태, 총기 소유, 동성애 문제 등 일련의 ‘문화전쟁’을 의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유권자들이 당면한 경제 문제에서 눈을 돌리게 했고, 선거에서 경제정책보다 문화적 가치 논쟁을 더 중요하게 만들어 보수적 가치를 지닌 가난한 사람들의 지지를 더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이런 고민들 또한 한국 정치를 더욱 풍부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2012년 한국 선거에서 나타난 빈곤층의 투표를 설명하는 데 계급이나 부자, 가난이라는 개념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본 그림과 표는 특히 한국에서 정치적 지지의 성격을 해석할 때 소득효과와 연령효과를 신중히 구분해야 할 이유를 보여준다. 한국에서 특정 정당이 왜 지지를 받거나 받지 못하는지를 설명할 때, 소득이나 학력 등 다른 나라의 중요한 변수들이 대개 유의한 설명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곤 한다. 그리고 이런 분석은 대개 현실을 반영한다.
분단과 전쟁,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독재체제와 민주체제를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경험해온 우리 사회는 세대 간에 단절된 정치사회 경험을 특징으로 한다. 흔히 이러한 세대 간 경험의 차이가 낳는 정치적 지지 분포는 세대 갈등으로 묘사되곤 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한국의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가 물질적 이해관계(일자리, 소득, 연금 등)를 둘러싸고 서로 갈등하는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정치 경험의 차이로 인해 정치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고 정치적 지지 대상이 다른 경우일 때가 많다. 이 문제는 이것대로 해석돼야지 다른 문제로 치환되어 해석되면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기 어려워진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 비해 3.6%p 지지를 더 얻은 것은 연령효과일까, 소득 차에서 생긴 계층효과일까? 앞의 결과를 토대로 할 때, 나이 든 유권자일수록 박근혜 후보를 더 지지했다는 해석이 빈곤층일수록 더 지지했다는 해석보다 더 설득력을 지닌다. 그리고 고령층일수록 빈곤층이 많은 현실이 ‘빈곤층의 편향된 지지’라는 착시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60세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걷어내면 빈곤층의 편향된 지지 현상이 보이지 않거나 대폭 완화되는 현상이 이를 반증한다.

(하략)

 

_ 3장 "고령 빈곤층에 숨은 비밀" 중에서

 

 

* <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그동안 쉽게 넘겨짚고 대충 흘려들은,

우리 자신도 몰랐던 이 시대의 우리를 마주하다

 

"아직도 과거의 이미지로만 국민을 보려 하는가?"

 

 

 

 

 

<표심의 역습>

이현우, 이지호, 서복경, 남봉우, 성홍식 공저

책담 | 2016년 2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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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네 번째 이야기

   

" 잘사는 사람들이 투표에 더 참여한다 "

 

 

 

여론조사 결과, 주택을 보유하거나 자가 거주하는 사람들일수록 투표 참여가 더 높았다.

왜 집이 있는 사람들이 더 투표할까? 왜 집이 없는 사람들이 덜 투표할까?

 

 

 

재산과 정당 지지 성향

 

일반적으로 유권자의 계층을 구분할 때에는 여러 기준을 사용한다. 소득, 학력, 직업, 재산, 혹은 계층에 대한 주관적 인식 등이 기준이 된다. 각각의 기준은 연구 목적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여기서는 재산을 기준으로 해보자. 계층과 정치 태도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데에는 다른 기준보다 재산이 유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계층을 나누는 기준으로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해 학계 내 합의는 부족한 상태다. 여기서 재산을 기준으로 삼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계층이 정책이나 정치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보려면 서로 다른 계층에 속한 유권자들의 생활수준 차이가 중요하다. 생활에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있어야 그것에 부합하는 정책 선호가 생기고 그 정책을 지향하는 정당을 지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생활수준의 차이는 가처분소득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다. 한국에서는 학력, 직업, 소득보다 재산의 수준이 가처분소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학력의 경우 1990년대 이후 대학 진학률이 크게 높아져서 특히 현재 40대 이하 세대에게 대학 학력과 가처분소득의 상관성은 낮아 보인다. 시장소득의 경우 차이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한국에서는 가계의 주거비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주택 보유 여부, 주택과 관련한 채무
의 크기에 따라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의 격차가 크게 날 수 있다.
물론 재산도 정확하지는 않다. 예컨대 5억짜리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도 당장 유동 가능한 소득이 없거나 낮다면 생활수준은 전세를 살면서 가처분소득이 더 큰 가구보다 낮을 수 있다. 그럼에도 가구자산 중 주거비 부담이 너무 큰 한국의 현실에서 채무를 제외한 순재산액이 생활수준의 차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권자의 81.2%는 자신의 계층적 이익을 대변해주는 정당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가구의 재산 수준이 높아질수록 ‘있다’는 응답이 조금씩 증가했다. 5천만 원 미만 가구 유권자인 경우 14%만이 그렇다고 답했는데, 4억 이상 집단에서는 24.6%가 ‘있다’고 답해 10%p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이 조사에서 좋아하는 정당이 있는지도 물었는데 여기에 대한 응답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보였다. 5천만 원 미만 집단에서는 27.1%만 좋아하는 정당이 있다고 답한 반면, 4억 이상 집단에서는 36.7%가 ‘있다’고 답해 역시 10%p 정도의 차이
를 보였다.
자산이 많을수록 자신의 계층을 대변해주는 정당이나 좋아하는 정당이 있다는 응답은 왜 높아질까? 여기서 연령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축적된 자산이 많을 것이고, 우리 사회에서는 고연령층일수록 투표도 많이 하고 정당 지지 성향도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효과는 50대와 60대 이상의 단절적 현상 때문에 많이 상쇄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50대가 가장 자산이 많은 반면, 60대 이상은 그렇지 않다.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고령층의 양극화는 심각하며 고령 빈곤층은 대개 저자산층이다. 그러나 부모로부터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30대 가구들은 대개 저자산층일 가능성이 높고, 젊을수록 무당층이 많기 때문에 연령효과는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같은 조사에서 5천만 원 미만 집단은 20대가 37%, 30대는 25%, 40대와 50대는 20%, 60대는 30%였다. 20대가 가장 많긴 하지만 그다음은 30대가 아닌 60대였다. 4억 이상 가구는 50대가 31%로 가장 많았고, 40대와 60대가 각각 18%, 19%, 20대는 12%였다. 연령효과를 고려해도 재산이 많을수록 좋아하는 정당이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은 흥미로운 결과다. 저자산층일수록 좋아할 만한 정당이 없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이다.

 

 

집이 있는 사람들이 투표에 더 적극적이다

 

계층적 차이가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중에서 투표 참여와 투표 선택은 가장 가시적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만약 계층적 차이에 따라 더 투표하고 덜 투표한다면 더 투표하는 계층의 이익이 더 잘 대표될 거라고 가정할 수 있다. 지난 몇 차례의 선거에서 소위 강남 3구의 높은 투표율이 주목받은 것은 계층적 상징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서울의 강남 지역에만 국한된 현상이라면 이 지역의 특수성이지 우리나라 전체의 계층적 투표 패턴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손낙구는 《대한민국 정치 사회 지도》에서 수도권 지역을 1,186개 동네로 구분하고 각 동네의 집값과 투표율을 비교해서 집값이 비싼 동네일수록 더 많이 투표한다는 결과를 발견했다. 매우 흥미로운 결과다. 부촌 거주자일수록 더 투표에 적극적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더 잘사는 사람들이 정치적 대표에 더 적극적일 수 있다는 가정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값이 비싼 동네에도 전월세 거주자가 있기 때문에 집주인이 더 투표했는지 전월세 거주자도 비슷하게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지난 4차례의 전국적 선거에서 주택을 보유하거나 자가 거주하는 사람들일수록 투표 참여가 더 높았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있다. 선거에 따라 주택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10~15%p 정도 더 투표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이 조사들은 가구의 재산 정도를 묻는 문항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재산 정도에 따른 투표 참여는 분석할 수 없었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주택의 가치는 매우 상이할 것이므로 주택 보유 여부가 재산 정도나 우리 사회의 계층적 지위를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에서 집이 지니는 자산 가치를 고려한다면 주택 보유자가 더 투표한다는 계층적 함의는 생각해볼 수 있겠다.

왜 집이 있는 사람들이 더 투표할까? 왜 집이 없는 사람들이 덜 투표할까? 그 이유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거주 기간과 자산 가치다. 전월세 거주자는 짧은 주기로 집을 옮겨 다녀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지역구 투표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선거에서는 전월세 거주자들이 내 선거구 후보에 관심을 갖기가 어렵다. 반면 주택이 있는 사람들은 한곳에 오래 정착할 가능성이 높고 선거구 정치에 대한 정보도 더 많이 갖고 있을 것이므로 투표 참여가 더 쉬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주택이 주거 목적 외에 자산 가치 증식의 수단이 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주택 보유자들은 자산 가치를 높이거나 떨어뜨리는 정책에 민감할 수 있다. 정당이나 후보자의 정책이 자산 가치와 관련이 있을 때 투표 참여는 정책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 중 어떤 이유에서든 주택을 갖지 못한 사람들의 대표성은 보장되기 어렵다. 주택을 가진 사람들의 표로 당선된 정치인들이 주택을 갖지 않은 사람들의 이익을 더 챙기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략)

 

_ 3장 "잘사는 사람들이 투표에 더 참여한다" 중에서

 

 

 

* <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그동안 쉽게 넘겨짚고 대충 흘려들은,

우리 자신도 몰랐던 이 시대의 우리를 마주하다

 

"아직도 과거의 이미지로만 국민을 보려 하는가?"

 

 

 

 

 

<표심의 역습>

이현우, 이지호, 서복경, 남봉우, 성홍식 공저

책담 | 2016년 2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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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세 번째 이야기

 

" 선거의 중심에 선 386세대 "

 

 

다가올 양대 선거에서 386세대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온몸으로 열어젖힌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데 분노하며 권위주의적인 정부를 응징하러 나설까?

아니면 나이와 삶의 무게를 버거워하며 보수정권에 침묵의 동조를 보낼까?

그것도 아니면 아예 뒷짐을 진 채 혐오스러운 정치 상황을 외면해버릴까?

 

 

386세대가 주목받는 이유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집단은 아마 386세대일 것이다. 청년기에 민주화 세례를 받았고 30~40대 시절 1997년 국민의 정부와 2002년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이지만, 이미 상당수가 50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은 나이가 들면 보수화될 수밖에 없다며 연령효과를 확신한다. 야당은 그들에게 젊은 시절의 진보성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세대효과를 기대한다. 여당 내부에도 ‘386세대 일부는 보수화됐지만 그들은 30대 때 노무현 돌풍과 탄핵 총선을 주도했고, 2012년 대선에서도 일관되게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다’는 경계심이 있기는 하다. 야당 내부에도 ‘386세대도 나이가 들었고 지금의 진보 정치에 대해 염증을 느끼면서 이미 보수로 기울어졌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수의 대를 깰 정도는 아니다.
어쨌건 우리가 386세대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들이 한국 현대사에서 가진 독특한 경험 때문이다. 흔히 386세대란, 이 이름이 처음 불려질 1990년대 당시 ‘30대 나이, 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자’를 가리킨다. 이들이 40대가 되면서 ‘486세대’로, 일부가 50대 중반까지 진입한 지금은 ‘586세대’ 또는 ‘86세대(80년 대학생활, 60년대 출생자)’로 부르기도 한다. 386세대의 연령을 놓고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1960~1969년 출생자, 1961~1970년 출생자, 1962~1971년 출생자 등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정치적 의미에서 보면 그런 세세한 구분은 큰 의미가 없다.
대학에 다녔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20대 청년 시절에 5·18 광주민주화운동(광주민주항쟁)을 직간접적으로 겪었으며, 전두환·노태우 정권의 통치 아래 보냈고,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및 7, 8월 노동자대투쟁을 통해 민주화 시대를 열어젖힌 정치적 경험을 공유한 세대를 386세대라고 부르는 데에는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386세대를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이 선거에서 가지는 특별한 위상과 관련이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386세대는 30~40세였다. 당시 유권자 비중을 보면 30~40대(47.5%)가 50대 이상 연령층(29.3%)에 크게 앞선다. 투표자율은 30대 67.4%, 40대 76.3%, 50대 83.7%, 60세 이상 78.7%로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2002년 노무현 돌풍은 바로 유권자와 투표자에서 중심에 섰던 3040세대가 만들어낸 것이다.
386세대가 40~50대로 진입한 2012년 18대 대선에서 이들이 전체 유권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41.0%, 투표자 비중은 42.6%였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 비중 41.3%, 투표자 비중 41.9%로 2002년 대선에 비해 줄어들었다. 하지만 정치 효능감과 투표 영향력 면에서 이들은 여전히 한국 선거의 중심 세대였다.
물론 지금의 40~50대가 모두 386세대는 아니다. 50대 후반은 유신 시절 청년기를 보낸 세대로, 386세대와 세대 경험 자체가 다르다. 하지만 다가올 총선, 대선에서 386세대가 50대 중후반까지 진입하게 된다는 점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흔히들 ‘50대 = 보수’라고 하지만 이들에 의해 50대의 색깔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386세대의 분화

 

386세대는 20대 청년기에 민주화 세례를 받았다는 동일한 정치적 경험을 공유했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세대 내부에서 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유권자 지도―세대 조사’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1980년대 초반에 대학생활을 경험한 광주항쟁세대(2015년 기준 50~55세)와 진보대중화세대(2015년 기준 43~49세)로 나누어 분류했다. 두 세대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1960년대 전반에 출생한 광주항쟁세대가 20대 초입에 잠깐 맛본 ‘서울의 봄’과 그 이후의 좌절, 광주민주항쟁의 트라우마 때문에 전두환 정권에 맞서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 저항을 한 세대였다면, 1960년대 후반에 출생한 진보대중화세대는 1985년 2·12총선과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그리고 7, 8월 노동자대투쟁을 통해 진보 헤게모니를 장악해나간 세대였다. 이들은 6월 민주화운동 당시 ‘호헌철폐, 직선제’의 민주주의 제도화를 쟁취한 세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세대를 ‘민주화 기치세대’와 ‘민주화 확대 세대’라고 지칭할 수도 있겠다.
민주화 시대를 열었다는 큰 경험은 동일하지만 각각이 접했던 상이한 사회정치적 경험은 30여 년이 지난 지금에는 상당한 생각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정치 이념에서 보면 광주항쟁세대나 진보대중화세대 모두 어느 정도 보수화 경향을 보였는데, 특히 광주항쟁세대는 유신 시절 청년기를 보낸 유신체제세대(2015년 기준 56~65세)와 근접하고 있었다.
이들은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에서도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남북관계’를 최우선 정책과제라고 본 광주항쟁세대는 15.9%였지만, 진보대중화세대는 7.5%였다. ‘정치개혁’이라는 대답은 광주항쟁세대 10.3%, 진보대중화세대 16.3%였다. ‘공동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데 대해서도 광주항쟁세대(76.2% 동의)와 진보대중화세대(66.7% 동의)는 차이를 보였다. 이 의견에 대해 광주항쟁세대는 진보대중화세대보다 유신체제세대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와 진보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도 달랐다. 광주항쟁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재벌과 노동자’의 의미로 이해하는 비율이 높았고, 진보대중화세대는 ‘권위와 자유’의 의미로 이해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희석된 세대효과

 

386세대의 세대효과가 확연하게 드러난 것은 2002년 대선과 2004년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 이후 치러진 탄핵 총선이었다. 2002년 초 새천년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에서 시작된 ‘노무현 바람’의 진원지는 386세대였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낡은 정치의 틀을 깨고 제대로 된 민주화 시대를 열어젖힐 것으로 기대하고 환호했다.
그해 6월 월드컵 열풍과 미군의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이와 미선이 사건으로 그들은 다시 광장으로 뛰쳐나왔다. 대선 전날 벌어진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 파기는 386세대를 더 자극했다. 그들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가족과 친구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냈다. 2004년 대통령 탄핵 사건도 386세대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불태우는 계기가 되었다. 자기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상황에 대해 이들은 갓 태어난 열린우리당에게 과반수 의석을 안기는 것으로 답했다.
하지만 2007년 대선에서는 기권하거나 오히려 여당인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이명박 후보의 530만 표 차 승리는 노무현 정권의 아마추어적 국정운영에 넌더리를 내던 386세대의 실망과 침묵 때문에 가능했다. 더구나 40대로 진입하면서 더 큰 무게로 다가온 경제에 대한 부담이 이명박 정권에 대한 기대로 나타나기도 했다. 2007년 대선 후 다수 연구자들은 ‘이제 386세대는 끝났다’, ‘386세대의 세대효과는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접전을 벌이면서 ‘386세대의 세대효과는 살아 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그 위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의 세대효과가 희석되고 있는 현상은 ‘유권자 지도―세대 조사’에서도 다시 확인된다. 광주항쟁세대 가운데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21.9%에 불과했고, 스스로 보수적이라는 사람은 2배에 가까운 40.5%나 되었다. 진보대중화세대에서도 자칭 진보는 20.6%에 지나지 않았고, 자칭 보수는 32.8%였다. 이는 전 세대 진보 평균(23.9%)보다도 낮은 수치로, 자칭 진보가 41.1%나 되는 IMF세대(2015년 기준 37~42세)와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결국 광주항쟁세대건, 진보대중화세대건 이미 보수화되고 있음이 지표로 확인된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의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민주주의 가치가 항상 최선’이라는 데 동의한 386세대는 촛불세대(2015년 기준 26~30세)나 IMF세대보다 훨씬 적었다. ‘민주화 경험을 공유한 세대인 만큼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을 것’이라는 통념과는 달리 연령효과가 오히려 이들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386세대의 연령효과 표출은 그들이 처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 광주항쟁세대 중 일부는 이미 사회로부터 밀려났거나 퇴출에 임박한 사람들이다.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이제 가난한 노후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진보대중화세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사회의 중심을 이루는 연령대이지만 이 세대의 상당수는 취직을 하지 못하는 자녀를 뒷바라지하고, 노령화로 삶의 주기가 길어진 부모세대를 봉양하며, 자신의 노후까지 고민해야 하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에게 사회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젊은 시절의 경험은 기억의 한구석에 간직되어 있을 뿐이다. 당장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의 늪과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경제위기를 어떻게 넘겨야 할지를 더 고민해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하략)

 

_ 1장 "선거의 중심에 선 386세대" 중에서

 

 

* <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그동안 쉽게 넘겨짚고 대충 흘려들은,

우리 자신도 몰랐던 이 시대의 우리를 마주하다

 

"아직도 과거의 이미지로만 국민을 보려 하는가?"

 

 

 

 

 

<표심의 역습>

이현우, 이지호, 서복경, 남봉우, 성홍식 공저

책담 | 2016년 2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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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두 번째 이야기

 

 " IMF세대의 진보성에 주목하라 "

 

 

(2015년 기준) 37~42세는 IMF 외환위기와 사상 최초의 정권교체를 경험한 세대다.

20대 중후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했거나 학업을 계속하고 있을 즈음에

IMF의 충격을 겪어 ‘IMF세대’라고 부를 수 있다.

 

 

젊어서 경험한 위기

좀처럼 변하지 않는 이념도 연령층에 따라 변화가 나타난다. 윈스턴 처칠은 “20대에 진보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것이고, 40대에 보수가 아니면 뇌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젊을 때 진보 성향이 강하고 나이가 들수록 점차 보수화된다는 뜻이다. 앞서 이러한 현상을 연령효과라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욕구가 커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변화보다는 질서와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정치 이념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세대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다. 세대적 특성을 가장 잘 간직한 집단이라면 386세대일 것이다. 그 또래집단이 다른 연령집단과 구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연령효과와 세대효과는 시간과 밀접한 관련을 갖지만 그 특성은 뚜렷이 구분된다. 연령효과와 달리 세대효과는 시간이 지나도 해당 세대에게 변하지 않는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한 가지 예로 6·25세대는 전쟁의 공포와 공산주의에 대한 혐오 수준이 다른 세대보다 강하게 나타난다. 바로 한국전쟁을 겪은 경험이 평생 뇌리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 전쟁을 겪은 다른 세대들 역시 기억을 갖고 있지만 그 나이 또래집단이 더 강하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역사적으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가져온 사건 중 하나로 IMF 경제위기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사회 진출을 앞둔 젊은이들에게는 특히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여기에 해당하는 연령층이 2015년 기준으로 37~42세로 볼 수 있다.
국가경제가 위기의 소용돌이에 빠져들면서 이들에게 취업은 거의 절망적이었다. 따라서 이들은 자본주의가 개인에게 미칠 수 있는 폐해를 목도하면서 평등에 대한 강한 의식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기존 질서에 대한 불신이 강하고 참여정부의 등장을 보면서 사회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대 후반에 월드컵을 경험하면서 개인적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나이를 뛰어넘는 진보 성향

 

진보진영이 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집단은 바로 이 IMF세대다. 이 집단이 가진 진보적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자료에 나타난 전반적 추세를 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수적 성향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IMF세대의 이념 평균이 유독 낮은 것이 눈에 띈다. 전체 유권자의 평균연령이 45.7세이고 평균 이념 점수가 5.55점이라는 것을 볼 때 IMF세대가 세대적 특성이 없다면 이념 점수는 5점은 충분히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집단의 이념 평균은 4.82점으로 월드컵세대가 4.83점인 것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이러한 진보 색깔은 이번 조사뿐만 아니라 2012년 이후의 여론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IMF세대는 단지 이념 평균점수에서만이 아니라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성장과 복지 등의 갈등적 균열 축에서도 다른 세대와 구별되는 입장을 취한다. 우선 진보와 보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축에 의한 분포를 확인해보자. IMF세대의 정책적 입장은 개인주의적이면서도 동시에 진보적 성향을 띠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세대는 더 젊은 세대인 무상급식세대(19~25세) 및 월드컵세대(31~36세)와 유사한 부분이 훨씬 많다. 광주항쟁세대(50~55세)나 유신체제세대(56~65세)는 집단주의와 보수적 성향의 국가보수주의 성향을 보여 젊은 세대들과 차이를 보인다. 한편 외국의 경우에는 진보적이면서 동시에 집단적인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세대가 나타나는데 한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IMF세대의 진보성은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일관성을 보여준다. 관련 자료에서 IMF세대는 더 젊은 세대들과 함께 성장보다 복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들은 모두 집단주의보다 개인주의에, 성장보다는 복지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런데 가장 젊은 세대인 19~25세의 무상복지세대와 바로 그 위의 세대인 촛불세대는 복지를 선호하면서 동시에 국가보안법에 관해서는 유지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보안법의 찬반 여부가 ‘국가의 안보와 개인의 인권 중 어느 측면을 더 강조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면, IMF세대보다 젊은 세대들은 복지는 중시하되 국가 안보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개인주의를 중시한다면 국가보안법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을 취하는 게 일관성 있는 태도다. IMF세대는 성장보다 복지를 추구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의 입장이 우세한데, 이러한 일관성이 개인주의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국보법과 북한의 인권 문제는 별개

 

흥미로운 것은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IMF세대의 정치적 태도다. 자료를 보면 IMF세대가 국가보안법 폐지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전혀 별개로 받아들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보법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이 높지만, 북한의 인권 문제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71.0%)이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이것은 IMF세대가 전통적 의미에서의 진보보다 자유주의적 진보 성향을 뚜렷이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IMF세대의 이러한 태도는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에서 동질적인 입장을 보인 월드컵세대와도 구분된다. 말하자면 ‘국보법은 폐지되는 게 좋지만, 북한의 인권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IMF세대의 절반 가까이는 ‘표현의 자유 등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어서’ 반대한다고 했다. 월드컵세대의 60% 이상이 ‘정치적 탄압의 수단이 되기 때문에’라고 답한 것과는 다르다.

IMF세대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찬성하지만, 반대하더라도 ‘남북관계에 악영향’ 등의 국가적 문제 때문이 아니라 ‘북한의 인권은 북한의 문제이기 때문에’ 반대한다. 월드컵세대나 촛불세대 역시 ‘쓸데없이 낄 필요 없다’는 입장이 강했지만, IMF세대에 비해서는 그 강도가 떨어진다. IMF세대의 이런 성향은 다른 보수 세력들이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받아들이는 것과도 다르다. 인권 문제라는 보편적 진보 이슈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국보법과 북한의 인권 문제를 별개로 보는 IMF세대의 인식은 한국의 야당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국보법 폐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이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는 소극적인 야당과 그들의 핵심 지지층일 수 있는 유권자 사이의 이런 간극이 ‘낮은 야당 지지도’의 비밀일 수도 있다.

 

_ 1장 "IMF세대의 진보성에 주목하라" 중에서

 

 

 

* <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그동안 쉽게 넘겨짚고 대충 흘려들은,

우리 자신도 몰랐던 이 시대의 우리를 마주하다

 

"아직도 과거의 이미지로만 국민을 보려 하는가?"

 

 

 

 

 

<표심의 역습>

이현우, 이지호, 서복경, 남봉우, 성홍식 공저

책담 | 2016년 2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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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첫 번째 이야기

   

" 20대의 정치적 선택은 무엇인가? "

 

 

 

북한, 안보 상황에는 보수적

파업 엄단과 인권 등 사회적 사안에는 진보적

성소수자 문제나 문화적 가치에는 자유주의적

 

이념적으로는 진보 성향이나 투표에 잘 나서지 않는 20대,

이들의 정치적 선택은 무엇인가?

 

 

 

20대, 뭔가 다르다

 

미국과 북한이 운동경기를 한다면 20대는 누구를 응원할까?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각 세대의 이념 지형을 살피기 위해 미국과 북한, 일본과 북한, 미국과 중국 간의 가상 대결을 붙여봤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미국과 북한 전에서 20대가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미국 편을 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북한과 일본의 경기에 대해서는 다른 세대에 비해 훨씬 일본에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이 가상 대결에서 60대 이상 세대도 미국 편을 들었다. 냉전체제와 한미동맹 아래에서 한평생을 살아온 그들로서는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반면 30대, 40대, 50대에서는 북한을 응원한다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40대의 10명 중 7명이 북한을 응원했다. 이 역시 젊은 시절 남북화해와 햇볕정책, 남북정상회담을 보았던 세대의 이유 있는 선택이다. 그러면 20대의 유별난 미국 편향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조사에서 20대는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세대와 달랐다. 북한을 지원하는 것에 가장 인색한 태도를 보였고 통일에 대해서도 떨떠름한 반응이었다. 20대 중 ‘빠른 통일을 원한다’는 응답은 29.4%밖에 안 됐다.
반면 ‘평화가 보장된다면 굳이 통일할 필요가 없다’는 대답은 54.7%나 되었다. 20대의 이런 태도는 40대가 미국과 북한의 가상 경기에서 ‘가장 낮은 미국 응원’, ‘가장 높은 북한 응원’을, 북한 지원과 통일에 대해서 ‘가장 적극적인 지원’, ‘가장 빠른 통일’을 원하는 것과 완전히 대별된다.
20대가 느끼는 북한에 대한 거부감은 이미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2015년 8월 지뢰 도발에 이은 북한군의 포격 사태가 발생하자 일부 장병들이 전역을 미루겠다고 발표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제대자들은 ‘이제라도 복귀하겠다’며 이들을 응원했다. 2010년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이 일어났을 때에도 20대는 강경한 대북 정책을 지지했다. 이런 20대의 대북관을 놓고 보수 논객들은 ‘신안보세대로 거듭났다’, ‘애국심이 생겼다’고 반색했다. 과연 20대는 신안보세대의 애국자로 거듭난 걸까?

(중략)

 

 

탈민족적 자유주의자들

 

하지만 20대는 스스로를 진보로 규정한다. ‘유권자 지도―세대 2차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이념 평균점수는 4.49였다. 30대의 4.37에 이어 두 번째로 진보진영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자신이 진보적일수록 0점, 보수적일수록 10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도록 한 11점 척도 조사에서 중간점인 5 미만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
북한 관련 이슈에는 보수적이고 다른 사회정책에는 진보 성향을 띠는 20대의 이념 정체성은 기존의 틀로는 해석이 안 된다. 북한이나 국가보안법에 대한 태도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옛날 방식으로는 20대를 재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20대의 이념 정체성은 진보적 자유주의 또는 탈민족적 자유주의라고 규정할 수 있다. 20대의 북한에 대한 거부감도 탈민족적 자유주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20대는 스스로를 진보로 규정한다. ‘유권자 지도―세대 2차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이념 평균점수는 4.49였다. 30대의 4.37에 이어 두 번째로 진보진영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자신이 진보적일수록 0점, 보수적일수록 10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도록 한 11점 척도 조사에서 중간점인 5 미만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
북한 관련 이슈에는 보수적이고 다른 사회정책에는 진보 성향을 띠는 20대의 이념 정체성은 기존의 틀로는 해석이 안 된다. 북한이나 국가보안법에 대한 태도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옛날 방식으로는 20대를 재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20대의 이념 정체성은 진보적 자유주의 또는 탈민족적 자유주의라고 규정할 수 있다. 20대의 북한에 대한 거부감도 탈민족적 자유주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20대에게 북한은 그냥 ‘다른 나라’일 뿐이다. 그것도 3대 세습과 억지스러운 수령 숭배, 숙청과 처형 등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안 되는 일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상한 나라’일 뿐이다. 주민들은 굶기면서 걸핏하면 군사적 도발로 평화를 위협하는 ‘못난’ 집단이기도 하다.
20대의 북한에 대한 비호감은 상식적이지 않은 데 대한 거부감일 뿐 일부에서 말하는 안보주의나 애국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요즘 SNS 상에서 유행하는 ‘꼬북이’라는 말이 그 반증이다. 꼬북이는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아니)꼬우면 북한에 가든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꼰대’를 가리키는 누리꾼들의 신조어다. 20대는 걸핏하면 진보를 종북으로 몰아붙이는 수구적 보수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20대의 상식으로는 ‘진보=종북’ 주장도 북한만큼이나 이해가 안 되는 논리인 셈이다.
20대는 ‘못난 나라’ 북한과 ‘우리 민족’이라고 한 묶음으로 묶이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 북한 지원에 대한 인색한 태도도, 통일에 대한 뜨뜻미지근한 반응도 여기에 기인한다. 사실 20대의 탈민족적 자유주의 성향은 북한과 일본의 경기를 응원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아베 정권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일본에 대한 비호감은 전 세대에 걸쳐 나타났지만 2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일본에 훨씬 관대한 태도를 취한다. 일본을 응원하겠다는 20대의 비율은 18.2%로 30대 5.4%, 40대 3.8%, 50대 5.7%, 60대 이상 8.2%에 크게 앞선다. 20대의 입장에서는 군국주의로 치닫는 일본이 싫지만 다른 세대처럼 민족감정까지 자극받을 정도로 불편하지는 않다는 의미다(2015년 유권자 지도―세대 2차 조사).

(중략)

 

 

20대의 정치적 선택은 무엇인가? 

 

북한·안보 상황에서는 ‘보수적’이고, 파업 엄단과 인권 등 사회적 사안에 대해서는 ‘진보적’이며, 성소수자 문제나 문화적 가치에서는 ‘자유주의적’인 20대의 정치적 선택은 어떤 모습일까? 선거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동안 20대는 썩 주목받는 세대가 아니었다. 낮은 정치 효능감과 낮은 투표율 때문에 각 정당의 전략적 고려 대상에서 한 걸음 비켜서 있었다. 물론 그동안 여야는 총선, 대선에서 청년 비례대표를 배정하고 청년공약도 내걸었지만 구색 맞추기의 의미가 강했다.

20대가 북한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낸 2010년 이후의 선거도 마찬가지다. 여당은 그들이 보수화됐다고 반겼지만 애당초 집토끼(자기편)’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야당은 자신들과 결이 다른 20대의 대북관에 곤혹스러워했지만 산토끼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도 않았다. 여야 모두 20대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정도로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이념적으로는 진보 성향이지만 그 강도는 약하고 투표에도 잘 나서지 않는 20대의 특성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20대는 좋아하는 정치인을 당선시키고 싶을 때나 정권을 심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할 때, 자신과 직접 관련이 있는 정책이 선거 이슈로 떠올랐을 때 투표장에 나간다. 하지만 현재까지 20대가 반드시 투표해야 할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 전반에 대한 혐오와 그들이 상대적으로 지지해왔던 야당의 지리멸렬한 상황이 20대의 정치 외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그렇다고 여당이 방심하기는 이르다. 20대도 마음이 움직이면 바로 행동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20대는 2002년 월드컵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 2004년 대통령 탄핵 반대와 총선, 2008년 촛불시위 등을 통해 승리를 맛본 세대이기도 하다. 여기에 금수저와 흙수저로 풍자되는 지금의 불공정한 현실과 이로 인한 박탈감이 정치 효능감과 결합된다면 20대가 행동부대가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SNS에 익숙한 20대는 의사결정과 행동도 생각만큼이나 빠르다. 지금을 기준으로 총선과 대선을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사실 2015년 말에 있었던 교과서 국정화나 노동계 시위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강경한 태도 등은 또 다른 측면에서 20대를 자극하는 요소다. 북한이 비정상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거부감을 갖듯이 진보적 자유주의 성향의 20대에게 박근혜 정부의 행태 또한 비정상적, 비민주적으로 비칠 수 있다. 이런 조짐은 여론조사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내일신문의 201510월 정례조사와 교과서 국정화가 이슈화된 11월 정례조사를 비교하면 20대의 야당 지지율은 1023.9%에서 1131.2%7.3%p 늘어났다. 반면 20대의 새누리당 지지율은 1015.7%에서 1113.2%로 소폭 떨어졌다. 교과서 국정화 파문 이후 20대는 가장 야당을 지지하는 세대로 자리 잡았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20대의 투표율 추세다. 박근혜와 문재인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 2012년 대선 당시 20대 투표율은 2002년 대선 때보다 10%p 이상 올랐다(20대 전반 57.9% 71.1%, 20대 후반 55.2% 65.7%). 40, 50, 60대 이상 연령층의 투표율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최근 치러진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와 2010년 제5회 지방선거를 비교하면 이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0년에 비해 201420대 전반의 투표율은 45.8%에서 51.4%, 20대 후반은 37.1%에서 45.1%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 50대 투표율은 64.1%에서 63.2%로 오히려 0.9%p 줄었고, 60대 이상 세대의 투표율은 69.3%에서 70.9%로 겨우 1.6%p 늘어나는 데 그쳤다. 50대 이상 연령층의 투표율이 높기는 하지만, 추세로만 보면 20대는 더 이상 무시해도 좋을 세대가 아닌 게 분명하다.

 

_ 1장 "20대가 보수화됐다고? 천만에!" 중에서

 

 

 

* <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그동안 쉽게 넘겨짚고 대충 흘려들은,

우리 자신도 몰랐던 이 시대의 우리를 마주하다

 

"아직도 과거의 이미지로만 국민을 보려 하는가?"

  

 

 

 

<표심의 역습>

이현우, 이지호, 서복경, 남봉우, 성홍식 공저

책담 | 2016년 2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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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담신간보도자료_표심의 역습.pdf

 

 

 

표심의 역습

빈부, 세대, 지역, 이념을 통해 새로 그리는 유권자 지도

 

 

이현우 · 이지호 · 서복경 · 남봉우 · 성홍식 지음 | 152×210mm 324 15,000원

2016년 2월 25일 발행 | ISBN 979-11-7028-057-6 (03340)

분야: 사회정치>정치학>선거/정당

 우리 자신도 몰랐던 진짜 표심(票心) 이야기

 

아직도 과거의 이미지로만 국민을 보려 하는가?”

 

 

 

 *    *    *

 

 

 

왜 집값이 비싼 동네일수록 투표율이 높을까?

북한과 미국이 경기를 하면 20대는 왜 미국을 더 응원할까?

금수저, 흙수저, 그리고 헬조선… 양극화는 선거에 어떻게 작용할까?

50대 초반과 50대 후반의 정치 성향이 서로 다른 이유는?

충청지역은 왜 여당과 야당의 격전지가 되는 걸까?

무당파는 과연 중도일까?

 

변화하는 정치 민심, 4가지 키워드로 측정하다

5차례에 걸친 대학, 언론사, 여론조사기관의 공동조사기획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둔 정치의 계절, 우리는 유권자로서의 우리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 《표심의 역습》은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하던 질문들에 답하고 있다. 내일신문사와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팀이 기획하고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자료가 바탕이 되었으며, 2014년부터 2015년 동안 5차례에 걸쳐 얻은 이 결과물은 조사의 정확성, 사회적 신뢰도, 보도 영역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받아 한국조사연구학회가 제정한 한국조사보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책의 내용은 정치전문가가 피상적이고 주관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실증적 자료로 검토된 것들이며 저자들이 수차례 회의를 통해 얻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의 대표적 갈등 축인 세대, 지역, 계층, 이념이라는 주제로 한국 유권자들의 변화된 의식을 심층 분석함으로써 혼란스러운 여론조사 결과들과 해석들 사이에서 좀 더 밀도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이다. 정당, 선거, 언론, 학계 등의 정치정보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까지 보다 폭넓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오늘날의 시대적 분위기와 정치 민심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각 장 뒤에는 주제별 칼럼을 실어 한국 정치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정치 발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총론적 입장에서 조망해보았다. 세부 내용을 이해한 후 전체를 요약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들은 한국 정치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정치인들이 국민을 더욱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의 정치의식과 태도가 변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1987년 민주화 초기에 나타났던 국민의 정치 행태가 여전하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현장을 다루는 언론에서도 유권자 태도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 책을 통해 정치인들과 선거기획자들은 국민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국민들은 그동안 잘 몰랐던 자신의 정치 행태를 보다 객관적이고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 유권자 정치 지형의 현재적 변화를 읽기 위한 아주 특별한 지표가 될 책이다.

 

10세 연령 구분 대신,

사회적 경험에 따른 세대 구분

 

이 책은 새롭게 세대 구분을 시도한 점이 눈에 띈다. 일반적인 10세 연령 구분을 따르지 않고, 청년기에 어떤 사회적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세대를 구분해 한국의 정치세대적 특징을 반영하고자 했다. , 책에서 언급되는 나이는 이 연구가 이루어진 2015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

19~25세는 무상급식 논쟁과 경제민주화, 복지가 주요 이슈로 부상한 시기에 유권자로 진입했기에 무상복지세대라고 이름 지었다. 참여정부 말기와 MB 정부 초기에 유권자로 진입한 26~30세는 가장 큰 정치사회적 경험이 촛불집회였기에 촛불세대라고 명명했다. 노무현 정부의 탄생 및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은 31~36세는 2002년 월드컵 성공 개최 또한 경험했기에 월드컵세대라 칭했다.

사회초년생 무렵 IMF 외환위기를 겪은 37~42세는 ‘IMF세대, 민주주의가 확장된 시기에 청년기를 보낸 43~49세는 진보대중화세대라고 이름 붙였으며, 광주민주화운동과 전두환 군부독재를 경험한 50~55세는 광주항쟁세대로 지칭했다. 마지막으로 56~65세는 유신체제세대’, 66세 이상은 유신이전세대로 이름 붙였다.

이념을 주제로 연구한 조사에서는 이들 세대를 차례대로 2개씩 묶어 ‘IT세대’(19~30), ‘진보정권세대’(31~42), ‘민주화세대’(43~55), ‘개발독재세대’(56세 이상)로 다시 분류했다. 이념과 관련한 조사 결과, 유독 김대중, 노무현 정권 당시 청년기를 보낸 세대의 특징들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IT세대, IMF세대, 386세대, 유신세대…

우리 스스로도 잘 몰랐던 세대별 표심

 

보수당이 환영하듯 20대는 정말 보수화되었을까? 사회에서 밀려나기 시작한 386세대는 아직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생각이 있을까? 연금과 일자리 문제를 두고 부모와 자식 세대는 얼마나 대립하고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어떤 사람들일까? 50대 초반과 50대 후반의 정치적 견해는 왜 차이가 날까? IMF 외환위기는 당시의 청년층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세대를 중심 주제로 한 1장에서는 우리가 그동안 종종 떠올렸던 이런 의문점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짚어보고 있다. 여러 설문조사 결과, 다른 사안들에 대해서는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성향을 보이는 20대가 북한에 대해 유독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유는 상식적이지 않은 것에 대한 거부감일 뿐 안보주의나 애국주의와는 거리가 멀었다. 386세대의 경우 자녀와 부모를 위해 가장 노릇을 하면서 자기 노후까지 고민해야 하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 때문에 예전에 그들이 지녔던 진보성은 희석되고 있었다.

여러 세대의 특징을 언급한 것 중에 이 책에서 새롭게 명명한 IMF세대(2015년 기준 37~42)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이들은 일찍이 젊은 시절 자본주의의 폐해를 목도하면서 강한 평등의식을 지녔고, 참여정부의 등장으로 사회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며 나이를 뛰어넘는 진보 성향을 띠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점에서 진보진영이 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집단으로 부상했다.

 

TK PK로 나뉜 영남, 달라진 충청, 선택지 없는 호남

지역에 따른 표심 들여다보기

 

2장에서는 한국 정치의 독특한 문화이자 정치 판도의 상수가 되어버린 지역주의를 통해 표심을 들여다본다. 대구·경북을 일컫는 TK과 부산·울산·경남을 일컫는 PK로 양분되는 영남권의 지역정서를 살펴보고, 과거부터 균열을 보인 두 지역의 주도권 싸움이 앞으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각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율 조사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보통 자기 의사를 잘 밝히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던 충청 사람들이 최근 변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2015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당시 충청 유권자들이 보인 반응은 자기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을 열렬히 갈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제 우리도 대통령 한번 내보자는 충청 민심이 앞으로 선거 결과를 어떻게 움직일지, 이로써 충청이 여당과 야당의 격전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 또한 말해준다.

지역주의 성격이 강한 또 다른 지역으로는 호남권을 들 수 있다.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과거의 아픈 역사 때문에 쉽게 다른 정당을 선택할 수 없다는 고민이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호남의 투표율이 많이 하락했다. 다른 조사 결과에서도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이런 욕구가 있었기에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나 신당 추진 세력들에게는 호남이 유력한 기회의 공간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런 내용과 더불어, 현재 지역주의가 복잡하게 분화하면서 지역지배정당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게 되었는데 과거의 개념으로 지역정당을 지칭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생각해본다. 또한 지역투표를 왜 하는지, 지역투표가 정말 비난받아야 하는 것인지도 돌이켜본다.

 

왜 집을 소유한 사람들이 투표에 더 적극적일까?

경제적 양극화와 계층에 따른 정치적 선택의 차이

 

3장에서는 계층, 특히 사회적으로 심각한 갈등을 야기하는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계층의 문제가 정치적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심화되는 양극화 문제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까? 보수당 입장에서는 선거판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립 구도가 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쓴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워 이슈화한 것도 빈부 갈등이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을 무마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재산 수준을 계층을 나누는 기준으로 보고 재산과 정당 지지 성향을 조사해본 결과, 81% 정도는 자신의 계층적 이익을 대변해주는 정당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흥미롭게도 재산 수준이 높을수록 있다는 응답률이 조금씩 증가했다. 좋아하는 정당이 있는지 물었을 때에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2012년 대선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재산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정당을 지지했음이 나타났다. 가구재산이 4억 이상인 유권자들은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았으며 가구재산이 5천만 원에서 4억 원 이하인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에게 낮은 지지를 보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므로 집 문제가 정치적 선택에 얼마큼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4차례의 전국적 선거에서 주택을 보유하거나 자가 거주하는 사람들일수록 투표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이유에 대해 저자들은 세입자인 유권자들이 짧은 주기로 집을 옮겨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선거구 후보에게 관심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고령 소득빈곤층이 새누리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낸 이유는 무엇인지, 증세와 복지 확대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어떠한지도 함께 짚어보았다.

 

박근혜 정부 들어

점점 심해지는 이념의 양극화

 

한국의 전통적인 갈등 축은 흔히 진보와 보수로 나뉘는 이념이라 할 수 있다. 이념을 주제로 유권자를 분석해본 4장에서는 한국의 보수는 누구이며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북한 이슈가 아직도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핵심 주제인지, 성장과 복지 중에서 국민은 무엇을 더 원하는지 등을 살펴본다.

지난 10년간 성장과 복지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해보니, 성장 대 복지 이슈 구도에서 현재 성장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새누리당의 성장 우선주의에 대해 복지주의로 맞서는 민주당 계열 정당이 앞으로도 경제성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지지층을 더 확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이념의 양극화, 보수의 극단화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분석한 결과에도 주목해보자. 그동안 실시된 여러 조사들에 따르면 2012년과 2015년 사이에 국민들이 더 보수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들은 진보층과 보수층의 이념 차가 전반적으로 커진 이유는 정권 차원의 이념 동원이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및 민간인 사찰 의혹, 통합진보당 해산, 노동 개혁 논쟁, 국사 교과서 국정화, 한일 간 위안부 문제 타협 등 국민을 갈라놓는 갈등 사안들을 제기하고 이념 갈등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3년 전에 비해 중도층 역시 오른쪽으로 옮겨갔다. 현재 중도층은 보수층보다 진보층에게 더 큰 거리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에게 정치란 그저 스트레스일 뿐인가

 

한국 유권자들이 원하는 정치는 과연 무엇일까? 어떤 정치인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까?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생각들을 좀 더 들여다본다. 조사 결과, 국민들은 정치를 불신하고, 오늘날의 정치가 과거 3김시대의 정치보다 더 나빠졌다고 평가하며, 새 정당도 새 인물도 믿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정치에 대해 아직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었다. ‘내가 정치를 해도 지금 정치인보다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2% 정도였으며, ‘이 세상에 정치가 없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3% 정도에 그쳤다. 정치에 불만이 많았지만 정치가 개인과 국가에 중요하다는 점 또한 잘 인식하고 있었다.

이 장에서는 대통령 지지도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요즘, 그 수치가 제대로 측정되고 있는지도 더불어 살펴본다. 선거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무당파, 즉 지지정당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그들을 중도층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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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그대를 위한 세상의 모든 이야기 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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