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두 번째 이야기

 

 " IMF세대의 진보성에 주목하라 "

 

 

(2015년 기준) 37~42세는 IMF 외환위기와 사상 최초의 정권교체를 경험한 세대다.

20대 중후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했거나 학업을 계속하고 있을 즈음에

IMF의 충격을 겪어 ‘IMF세대’라고 부를 수 있다.

 

 

젊어서 경험한 위기

좀처럼 변하지 않는 이념도 연령층에 따라 변화가 나타난다. 윈스턴 처칠은 “20대에 진보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것이고, 40대에 보수가 아니면 뇌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젊을 때 진보 성향이 강하고 나이가 들수록 점차 보수화된다는 뜻이다. 앞서 이러한 현상을 연령효과라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욕구가 커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변화보다는 질서와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정치 이념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세대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다. 세대적 특성을 가장 잘 간직한 집단이라면 386세대일 것이다. 그 또래집단이 다른 연령집단과 구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연령효과와 세대효과는 시간과 밀접한 관련을 갖지만 그 특성은 뚜렷이 구분된다. 연령효과와 달리 세대효과는 시간이 지나도 해당 세대에게 변하지 않는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한 가지 예로 6·25세대는 전쟁의 공포와 공산주의에 대한 혐오 수준이 다른 세대보다 강하게 나타난다. 바로 한국전쟁을 겪은 경험이 평생 뇌리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 전쟁을 겪은 다른 세대들 역시 기억을 갖고 있지만 그 나이 또래집단이 더 강하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역사적으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가져온 사건 중 하나로 IMF 경제위기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사회 진출을 앞둔 젊은이들에게는 특히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여기에 해당하는 연령층이 2015년 기준으로 37~42세로 볼 수 있다.
국가경제가 위기의 소용돌이에 빠져들면서 이들에게 취업은 거의 절망적이었다. 따라서 이들은 자본주의가 개인에게 미칠 수 있는 폐해를 목도하면서 평등에 대한 강한 의식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기존 질서에 대한 불신이 강하고 참여정부의 등장을 보면서 사회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대 후반에 월드컵을 경험하면서 개인적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나이를 뛰어넘는 진보 성향

 

진보진영이 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집단은 바로 이 IMF세대다. 이 집단이 가진 진보적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자료에 나타난 전반적 추세를 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수적 성향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IMF세대의 이념 평균이 유독 낮은 것이 눈에 띈다. 전체 유권자의 평균연령이 45.7세이고 평균 이념 점수가 5.55점이라는 것을 볼 때 IMF세대가 세대적 특성이 없다면 이념 점수는 5점은 충분히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집단의 이념 평균은 4.82점으로 월드컵세대가 4.83점인 것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이러한 진보 색깔은 이번 조사뿐만 아니라 2012년 이후의 여론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IMF세대는 단지 이념 평균점수에서만이 아니라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성장과 복지 등의 갈등적 균열 축에서도 다른 세대와 구별되는 입장을 취한다. 우선 진보와 보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축에 의한 분포를 확인해보자. IMF세대의 정책적 입장은 개인주의적이면서도 동시에 진보적 성향을 띠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세대는 더 젊은 세대인 무상급식세대(19~25세) 및 월드컵세대(31~36세)와 유사한 부분이 훨씬 많다. 광주항쟁세대(50~55세)나 유신체제세대(56~65세)는 집단주의와 보수적 성향의 국가보수주의 성향을 보여 젊은 세대들과 차이를 보인다. 한편 외국의 경우에는 진보적이면서 동시에 집단적인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세대가 나타나는데 한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IMF세대의 진보성은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일관성을 보여준다. 관련 자료에서 IMF세대는 더 젊은 세대들과 함께 성장보다 복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들은 모두 집단주의보다 개인주의에, 성장보다는 복지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런데 가장 젊은 세대인 19~25세의 무상복지세대와 바로 그 위의 세대인 촛불세대는 복지를 선호하면서 동시에 국가보안법에 관해서는 유지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보안법의 찬반 여부가 ‘국가의 안보와 개인의 인권 중 어느 측면을 더 강조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면, IMF세대보다 젊은 세대들은 복지는 중시하되 국가 안보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개인주의를 중시한다면 국가보안법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을 취하는 게 일관성 있는 태도다. IMF세대는 성장보다 복지를 추구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의 입장이 우세한데, 이러한 일관성이 개인주의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국보법과 북한의 인권 문제는 별개

 

흥미로운 것은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IMF세대의 정치적 태도다. 자료를 보면 IMF세대가 국가보안법 폐지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전혀 별개로 받아들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보법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이 높지만, 북한의 인권 문제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71.0%)이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이것은 IMF세대가 전통적 의미에서의 진보보다 자유주의적 진보 성향을 뚜렷이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IMF세대의 이러한 태도는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에서 동질적인 입장을 보인 월드컵세대와도 구분된다. 말하자면 ‘국보법은 폐지되는 게 좋지만, 북한의 인권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IMF세대의 절반 가까이는 ‘표현의 자유 등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어서’ 반대한다고 했다. 월드컵세대의 60% 이상이 ‘정치적 탄압의 수단이 되기 때문에’라고 답한 것과는 다르다.

IMF세대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찬성하지만, 반대하더라도 ‘남북관계에 악영향’ 등의 국가적 문제 때문이 아니라 ‘북한의 인권은 북한의 문제이기 때문에’ 반대한다. 월드컵세대나 촛불세대 역시 ‘쓸데없이 낄 필요 없다’는 입장이 강했지만, IMF세대에 비해서는 그 강도가 떨어진다. IMF세대의 이런 성향은 다른 보수 세력들이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받아들이는 것과도 다르다. 인권 문제라는 보편적 진보 이슈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국보법과 북한의 인권 문제를 별개로 보는 IMF세대의 인식은 한국의 야당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국보법 폐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이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는 소극적인 야당과 그들의 핵심 지지층일 수 있는 유권자 사이의 이런 간극이 ‘낮은 야당 지지도’의 비밀일 수도 있다.

 

_ 1장 "IMF세대의 진보성에 주목하라" 중에서

 

 

 

* <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그동안 쉽게 넘겨짚고 대충 흘려들은,

우리 자신도 몰랐던 이 시대의 우리를 마주하다

 

"아직도 과거의 이미지로만 국민을 보려 하는가?"

 

 

 

 

 

<표심의 역습>

이현우, 이지호, 서복경, 남봉우, 성홍식 공저

책담 | 2016년 2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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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그대를 위한 세상의 모든 이야기 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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