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첫 번째 이야기

   

" 20대의 정치적 선택은 무엇인가? "

 

 

 

북한, 안보 상황에는 보수적

파업 엄단과 인권 등 사회적 사안에는 진보적

성소수자 문제나 문화적 가치에는 자유주의적

 

이념적으로는 진보 성향이나 투표에 잘 나서지 않는 20대,

이들의 정치적 선택은 무엇인가?

 

 

 

20대, 뭔가 다르다

 

미국과 북한이 운동경기를 한다면 20대는 누구를 응원할까?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각 세대의 이념 지형을 살피기 위해 미국과 북한, 일본과 북한, 미국과 중국 간의 가상 대결을 붙여봤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미국과 북한 전에서 20대가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미국 편을 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북한과 일본의 경기에 대해서는 다른 세대에 비해 훨씬 일본에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이 가상 대결에서 60대 이상 세대도 미국 편을 들었다. 냉전체제와 한미동맹 아래에서 한평생을 살아온 그들로서는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반면 30대, 40대, 50대에서는 북한을 응원한다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40대의 10명 중 7명이 북한을 응원했다. 이 역시 젊은 시절 남북화해와 햇볕정책, 남북정상회담을 보았던 세대의 이유 있는 선택이다. 그러면 20대의 유별난 미국 편향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조사에서 20대는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세대와 달랐다. 북한을 지원하는 것에 가장 인색한 태도를 보였고 통일에 대해서도 떨떠름한 반응이었다. 20대 중 ‘빠른 통일을 원한다’는 응답은 29.4%밖에 안 됐다.
반면 ‘평화가 보장된다면 굳이 통일할 필요가 없다’는 대답은 54.7%나 되었다. 20대의 이런 태도는 40대가 미국과 북한의 가상 경기에서 ‘가장 낮은 미국 응원’, ‘가장 높은 북한 응원’을, 북한 지원과 통일에 대해서 ‘가장 적극적인 지원’, ‘가장 빠른 통일’을 원하는 것과 완전히 대별된다.
20대가 느끼는 북한에 대한 거부감은 이미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2015년 8월 지뢰 도발에 이은 북한군의 포격 사태가 발생하자 일부 장병들이 전역을 미루겠다고 발표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제대자들은 ‘이제라도 복귀하겠다’며 이들을 응원했다. 2010년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이 일어났을 때에도 20대는 강경한 대북 정책을 지지했다. 이런 20대의 대북관을 놓고 보수 논객들은 ‘신안보세대로 거듭났다’, ‘애국심이 생겼다’고 반색했다. 과연 20대는 신안보세대의 애국자로 거듭난 걸까?

(중략)

 

 

탈민족적 자유주의자들

 

하지만 20대는 스스로를 진보로 규정한다. ‘유권자 지도―세대 2차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이념 평균점수는 4.49였다. 30대의 4.37에 이어 두 번째로 진보진영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자신이 진보적일수록 0점, 보수적일수록 10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도록 한 11점 척도 조사에서 중간점인 5 미만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
북한 관련 이슈에는 보수적이고 다른 사회정책에는 진보 성향을 띠는 20대의 이념 정체성은 기존의 틀로는 해석이 안 된다. 북한이나 국가보안법에 대한 태도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옛날 방식으로는 20대를 재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20대의 이념 정체성은 진보적 자유주의 또는 탈민족적 자유주의라고 규정할 수 있다. 20대의 북한에 대한 거부감도 탈민족적 자유주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20대는 스스로를 진보로 규정한다. ‘유권자 지도―세대 2차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이념 평균점수는 4.49였다. 30대의 4.37에 이어 두 번째로 진보진영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자신이 진보적일수록 0점, 보수적일수록 10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도록 한 11점 척도 조사에서 중간점인 5 미만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
북한 관련 이슈에는 보수적이고 다른 사회정책에는 진보 성향을 띠는 20대의 이념 정체성은 기존의 틀로는 해석이 안 된다. 북한이나 국가보안법에 대한 태도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옛날 방식으로는 20대를 재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20대의 이념 정체성은 진보적 자유주의 또는 탈민족적 자유주의라고 규정할 수 있다. 20대의 북한에 대한 거부감도 탈민족적 자유주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20대에게 북한은 그냥 ‘다른 나라’일 뿐이다. 그것도 3대 세습과 억지스러운 수령 숭배, 숙청과 처형 등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안 되는 일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상한 나라’일 뿐이다. 주민들은 굶기면서 걸핏하면 군사적 도발로 평화를 위협하는 ‘못난’ 집단이기도 하다.
20대의 북한에 대한 비호감은 상식적이지 않은 데 대한 거부감일 뿐 일부에서 말하는 안보주의나 애국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요즘 SNS 상에서 유행하는 ‘꼬북이’라는 말이 그 반증이다. 꼬북이는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아니)꼬우면 북한에 가든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꼰대’를 가리키는 누리꾼들의 신조어다. 20대는 걸핏하면 진보를 종북으로 몰아붙이는 수구적 보수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20대의 상식으로는 ‘진보=종북’ 주장도 북한만큼이나 이해가 안 되는 논리인 셈이다.
20대는 ‘못난 나라’ 북한과 ‘우리 민족’이라고 한 묶음으로 묶이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 북한 지원에 대한 인색한 태도도, 통일에 대한 뜨뜻미지근한 반응도 여기에 기인한다. 사실 20대의 탈민족적 자유주의 성향은 북한과 일본의 경기를 응원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아베 정권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일본에 대한 비호감은 전 세대에 걸쳐 나타났지만 2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일본에 훨씬 관대한 태도를 취한다. 일본을 응원하겠다는 20대의 비율은 18.2%로 30대 5.4%, 40대 3.8%, 50대 5.7%, 60대 이상 8.2%에 크게 앞선다. 20대의 입장에서는 군국주의로 치닫는 일본이 싫지만 다른 세대처럼 민족감정까지 자극받을 정도로 불편하지는 않다는 의미다(2015년 유권자 지도―세대 2차 조사).

(중략)

 

 

20대의 정치적 선택은 무엇인가? 

 

북한·안보 상황에서는 ‘보수적’이고, 파업 엄단과 인권 등 사회적 사안에 대해서는 ‘진보적’이며, 성소수자 문제나 문화적 가치에서는 ‘자유주의적’인 20대의 정치적 선택은 어떤 모습일까? 선거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동안 20대는 썩 주목받는 세대가 아니었다. 낮은 정치 효능감과 낮은 투표율 때문에 각 정당의 전략적 고려 대상에서 한 걸음 비켜서 있었다. 물론 그동안 여야는 총선, 대선에서 청년 비례대표를 배정하고 청년공약도 내걸었지만 구색 맞추기의 의미가 강했다.

20대가 북한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낸 2010년 이후의 선거도 마찬가지다. 여당은 그들이 보수화됐다고 반겼지만 애당초 집토끼(자기편)’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야당은 자신들과 결이 다른 20대의 대북관에 곤혹스러워했지만 산토끼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도 않았다. 여야 모두 20대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정도로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이념적으로는 진보 성향이지만 그 강도는 약하고 투표에도 잘 나서지 않는 20대의 특성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20대는 좋아하는 정치인을 당선시키고 싶을 때나 정권을 심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할 때, 자신과 직접 관련이 있는 정책이 선거 이슈로 떠올랐을 때 투표장에 나간다. 하지만 현재까지 20대가 반드시 투표해야 할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 전반에 대한 혐오와 그들이 상대적으로 지지해왔던 야당의 지리멸렬한 상황이 20대의 정치 외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그렇다고 여당이 방심하기는 이르다. 20대도 마음이 움직이면 바로 행동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20대는 2002년 월드컵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 2004년 대통령 탄핵 반대와 총선, 2008년 촛불시위 등을 통해 승리를 맛본 세대이기도 하다. 여기에 금수저와 흙수저로 풍자되는 지금의 불공정한 현실과 이로 인한 박탈감이 정치 효능감과 결합된다면 20대가 행동부대가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SNS에 익숙한 20대는 의사결정과 행동도 생각만큼이나 빠르다. 지금을 기준으로 총선과 대선을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사실 2015년 말에 있었던 교과서 국정화나 노동계 시위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강경한 태도 등은 또 다른 측면에서 20대를 자극하는 요소다. 북한이 비정상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거부감을 갖듯이 진보적 자유주의 성향의 20대에게 박근혜 정부의 행태 또한 비정상적, 비민주적으로 비칠 수 있다. 이런 조짐은 여론조사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내일신문의 201510월 정례조사와 교과서 국정화가 이슈화된 11월 정례조사를 비교하면 20대의 야당 지지율은 1023.9%에서 1131.2%7.3%p 늘어났다. 반면 20대의 새누리당 지지율은 1015.7%에서 1113.2%로 소폭 떨어졌다. 교과서 국정화 파문 이후 20대는 가장 야당을 지지하는 세대로 자리 잡았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20대의 투표율 추세다. 박근혜와 문재인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 2012년 대선 당시 20대 투표율은 2002년 대선 때보다 10%p 이상 올랐다(20대 전반 57.9% 71.1%, 20대 후반 55.2% 65.7%). 40, 50, 60대 이상 연령층의 투표율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최근 치러진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와 2010년 제5회 지방선거를 비교하면 이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0년에 비해 201420대 전반의 투표율은 45.8%에서 51.4%, 20대 후반은 37.1%에서 45.1%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 50대 투표율은 64.1%에서 63.2%로 오히려 0.9%p 줄었고, 60대 이상 세대의 투표율은 69.3%에서 70.9%로 겨우 1.6%p 늘어나는 데 그쳤다. 50대 이상 연령층의 투표율이 높기는 하지만, 추세로만 보면 20대는 더 이상 무시해도 좋을 세대가 아닌 게 분명하다.

 

_ 1장 "20대가 보수화됐다고? 천만에!" 중에서

 

 

 

* <표심의 역습>을 통해 전하는 '대한민국 표심'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그동안 쉽게 넘겨짚고 대충 흘려들은,

우리 자신도 몰랐던 이 시대의 우리를 마주하다

 

"아직도 과거의 이미지로만 국민을 보려 하는가?"

  

 

 

 

<표심의 역습>

이현우, 이지호, 서복경, 남봉우, 성홍식 공저

책담 | 2016년 2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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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그대를 위한 세상의 모든 이야기 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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